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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쏜살 같다”는 말을 어려서부터 들었지만 그 말의 참뜻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세월은 시위를 떠난 화살같이 빠르다는 말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채 육십 회갑을 맞았습니다. 그 때부터 세월의 속도가 붙었을 뿐 아니라 세월은 거쳐야 할 데를 거치지도 않고 “쏜살”같이 흐름을 느꼈습니다.
회갑에서 칠순은 직행한 느낌입니다. 칠십을 넘은 뒤에는 눈 한번 껌벅하면 한 해가 갑니다. 고희가 어제 같은데 어느덧 여든 둘, 내일 아침부터는 스스로를 “83수 노인”이라고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젊었다고 자부하는 후배들에게 주희 선생의 시 한 수를 풀이하여 경고합니다.
“젊은이 늙기 쉽고 학문 대성하기 어려워. 그런즉, 일 분 일 초도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해. 연못가의 봄풀은 아직 그 꿈에서 깨어나지 못하였거늘, 계단 앞 오동나무 잎새에는 벌써 가을바람 분다네.
북의 김정일이 좀 조용하게 있어만 줘도, 대한민국이 기를 펴고 훨씬 잘살 수 있을 텐데, 이 자가 백성의 고혈로 핵무기를 만들어 전 세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판에 남한 땅의 붉으스레한 얼간망둥이들이 쉴새 없이 날뛰어 매우 소란한 한 해였습니다. 저 “망둥이들”을 그대로 두고 새해를 맞아야 하니 대한민국의 신세가 딱하게만 느껴집니다. 하늘의 뜻이 어디 있는지 매우 분간하기 어려운 한 해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