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스승이신 함석헌 선생은 선생의 은사이신 남강 이승훈 선생을 무척 존경하셨습니다. 이런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그 어른이 설립하신 오산 학교의 교무위원회에서 어떤 교사가 “○○군은 이번에 제적시켜야겠습니다. 말도 안 듣고 매우 사납게 굽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학교에서 내쫓아야겠습니다.” 그럴 때면 남강 선생은 매우 못마땅한 표정으로, “말도 사나운 말을 잘 길들여야 훌륭한 말이 되는 법이야. 좀 더 잘 가르쳐 봐.” 그래서 제적할 수 없었답니다.

    그러나 교무위원회에서 어떤 교사가, “XX군은 매사에 엇나가고, 정말 다루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놈이 공산주의 사회주의 사상에 물들어 아무리 타일러도 안 듣습니다.” 그럴 때면 남강 선생은 단호한 표정으로, “제적시켜. 그런 놈은 희망 없어. 암만 가르쳐도 소용없다”고 하셨답니다. 그래도 그것이 한 시대를 내다보는 선각자의 현명한 자세가 아니었습니까.

    남파된 간첩들과 놈들에게 포섭된 얼간망둥이들을 그대로 두고 대한민국의 안녕과 질서와 발전과 번영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림도 없는 망상입니다. 좌파가 있고 우파가 있고 그 사이에 중도가 있다고 믿으십니까. 그것도 망상입니다. 대한민국을 뒤집어엎으려는 자들을 도닥거려 형제처럼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라십니까. 그것은 더욱 엄청난 망상입니다. 학생들을 위하여 “내가 죽거든 내 해골을 표본 만들어 생물 교실에 세워두라”고 당부하신 애국자 선각자의 한 마디를 귀담아 들으셔야지요. “그 놈은 제적시켜”하신 그 한마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