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로 공식 일정을 마감한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제15차 당사국 회의를 두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군소도서국 등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19일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진영은 이번 기후변화회의에 대해 대체로 부족하지만 의미있는 첫 걸음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 '전례 없는 돌파구'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법적인 구속력이 있는 조약을 마련하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갈 길이 멀다고 설명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타협안을 지지하지만 심경은 복잡하다고 표현했다. 메르켈 총리는 첫발을 디딘 것은 맞지만 좀더 가주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과물을 빨리 내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메르켈 총리와 브라운 총리의 발언은 미국과 중국 등 5개국이 제시한 합의안에 우선 동의하면서 앞으로 더 많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필요함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EU 집행위원회는 어떤 합의안이든 합의안이 아예 도출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며 오늘 합의 가능성이 있는 방안은 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목표와 야심에 불씨를 살려준다고 평가했다.
    중국 대표단은 회의에서 긍정적인 결과물이 나왔다며 모두가 기뻐해야 한다고 호평했다.
    브라질 대표단은 결과는 실망스럽지만, 각국 대표단이 다시 만나 문제를 추가로 논의할 것이라면 실패라고 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개도국 모임인 G77 의장인 수단의 루뭄바 다핑은 5개국 합의안에 대해 "사상 최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 의장국인 그레나다 관계자는 참가국들이 어려운 결정을 원하지 않고 일정 정도의 타협안을 찾는데 그쳤다며 그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피스 영국 지부의 존 쇼븐 사무총장은 오늘 밤 코펜하겐은 범죄자들이 공항으로 도망가는 현장이었다며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없고 구속력 있는 조약에 대한 합의도 없었다고 맹비판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