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최재경씨 ⓒ 뉴데일리
    ▲ 최재경씨 ⓒ 뉴데일리

    공연이 끝난 여배우에게 꽃다발이 전해졌다.
    정성스레 꾸민 꽃다발이었다.
    꽃들 속에 봉투가 하나 들어있었다.
    ‘팬이 보낸 격려편지이겠구나.’
    앗! 무심코 열어본 편지엔 거액의 수표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동봉한 편지엔 “10년 전 사별한 아내의 젊은 시절 모습과 똑같았습니다. 그래서 너무 고마웠습니다.”라는 사연이 적혀있었다.
    ‘알몸 공연’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연극 ‘교수와 여제자’의 주인공 최재경(22)씨가 최근 겪은 얘기다. 극단은 이 난데없는 사건에 수표를 돌려주기 위해 그 관객을 찾고 있는 중이다.

    지난 8일엔 공연 중 “지루하셨죠? 교수님 벗을 게요”라는 대사를 하고 옷을 벗는 순간 남성이 무대 위로 달려들기도 했다.
    최재경씨는 사건 다음날인 9일 “하루하루가 가시밭 같네요.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험난한 이 세상에서 모든 게 너무나 부족한 제 자신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연기 밖에 없습니다.”라고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최씨는 “힘들고 어렵게 내린 결정 이였습니다. 오로지 연기만 생각했습니다. 저를 연기자로 봐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연기를 할 때만 제 자신을 느끼는 그저 평범한 연기자 일뿐입니다”라며 “다만 여러분 모두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알몸 공연’이라는 파격연기가 힘이 든게 아니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한다.”
    그래서 최 씨는 힘들고 외로울 때는 스케이트를 타러 간다. 빙판을 돌며 “힘들어도 참자”라고 끝없이 스스로를 격려한다. 지난해 영화 ‘쉿! 그녀에겐 비밀이에요’로 데뷔한 최씨는 이번 연극에 이어 새해엔 영화 스케쥴도 잡혀 있다. 

    ‘교수와 여제자’는 40대 남성의 성기능 장애를 다룬 연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