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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문제의 근원은 국토 균형발전이라는 당위적 명분으로 출발되었지만 현실적인 국가 손익계산을 소홀히 한 채 다분히 당시의 정치적 계산에서 여야가 쉽게 합의한 것이어서 막상 실행단계에 이르러 나타난 정치경제적인 비효율성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만 전가할 수 없게 되고 말았다.
근본 해법은 여야가 최초에 합의한 대로 실행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는 국토균형 발전이라는 근본취지와는 배치되는 현상으로 발전할 확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실질적인 손익계산을 했을 때 국력 낭비가 많을 것이 확실하므로 새로운 대안 마련이 보다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 합리적 대안은 무엇인가. 지금 정부여당에서 마련하고 있는 대안과 대동소이한 것이지만 전면적인 중앙정부 부처 이전보다는 중소기업 중심의 집단적 생산시설과 대형 물류유통단지 조성, 과학 문화 교육중심의 계획적인 종합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현지 주민도 구태여 중앙정부 행정청사 중심의 이전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오히려 이러한 경제 사회 문화 교육시설 중심의 신도시 건설에서 더 많은 혜택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하겠다.
사실 중앙행정 기관 이전만으로는 공무원 대부분이 철새가 돼 장기적으로 지역발전에 별다른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개인이나 국가에 큰 에너지 낭비가 될 것이다. 이는 정부 대전청사의 실태가 잘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뻔한 결과를 알면서도 명분에 얽매여 실리를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보아도 수도와 정부가 별도로 분리된 나라는 없다. 세계 선진국 가운데서 일본이나 미국처럼 정치와 경제중심도시는 분리된 경우가 많아도 행정수도를 지방도시와 분리시켜 운용하는 경우는 없다. 국토가 작고 인구가 많은 국가가 국제 경쟁사회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선택과 집중의 전략이 효율적이라는 측면에서도 기존 수도중심의 정치역량을 분리약화시키는 것은 피해야만 한다.
한편, 야당으로서는 전 정권 여당 시절의 약속을 어길 수 없다는 명분과 함께 현 정부와 여당의 정책을 비판하는 입장에서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여당 내의 박근혜 의원을 비롯한 이른바 친박계 의원들까지 세종시 문제를 두고 원칙론만 강조하면서 정부정책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대다수 국민 눈에는 결코 좋게 보이지 않는다.
사실 국가정책은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할 수도 있고 변해야만 한다. 더욱이 장래 국익과는 먼 당시의 정치적 계산으로 한 잘못된 약속이고 보면 언제라도 수정보완하는 것이 오히려 정치인의 정도다. 야당도 매사에 반대만 하기 보다는 더러는 여당에 통 큰 양보와 협조를 보여 줄 때 국민은 그들을 차원 높게 평가하고 지지하면서 차기 정권 수임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지금은 세종시 문제와 같은 집안 일에 매달려 국력을 소모할 때가 아니다. 국제 경제 위기상황으로부터의 탈출이나 신종플루라는 유행병 확산으로부터의 안전확보, 북핵문제를 둘러싼 외교관계와 심상찮은 북한의 도발적 대남정책에 만반의 대책강구 등등 대사가 겹쳐 있기에 여야가 한마음으로 뭉쳐 당면적인 위기를 극복해야 할 때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