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하루 평균 3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인구 10만 명 당 26명에 이르는 자살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더욱이 20~30대의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점은 한국의 자살 문제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와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주말에도 사회 지도층 인사는 물론 문화계 인사, 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20대 영화 조감독 자살

    지난 26일 오후 2시50분께 서울 영등포의 한 호텔에서 20대 조감독 A(26)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호텔 종업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종업원은 경찰 조사에서 "퇴실 시간이 지나도 나오질 않아 비상용 카드를 이용, 문을 열었는데 난간에 목을 매 숨져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A씨는 내년도 개봉 예정인 한 영화의 프리랜서 조감독으로 참여 중이었다.

    최근 들어 A씨는 주위 사람들에게 "영화 일이 벅차다"고 말해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경찰은 현장에서 노끈과 의자가 발견된 점, 그리고 A씨가 최근 영화 조감독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했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사인을 자살로 추정하고 있다.

    ◇'친구들 안녕' 여중생 2명 아파트서 투신 자살

    27일 오후 4시39분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모 아파트 A동 화단에서 여중생 2명이 숨져있는 것을 같은 반 친구 B(13) 양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여중생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B양은 경찰 조사에서  "숨진 친구들로부터 '친구들 안녕'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받고 아파트 앞으로 달려갔는데 옥상에 있는 친구들을 발견하고 '떨어지지 말라'고 외쳤지만 아이들은 결국 아래로 뛰어내렸다"고 진술했다.

    조사결과 숨진 여중생 2명은 같은 반 친구 사이로, 27일 아파트 21층 계단에서 친한 친구 3명에게 자살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낸 뒤 곧바로 뛰어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숨진 여학생들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도 남겼는데 경찰은 유서의 내용이 추상적인 만큼 명확한 자살 동기를 밝히기 위해 보강 수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양산시장, 검찰 소환 앞두고 목 매 자살

    27일 오전 오근섭(62) 경남 양산시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앞두고 목을 매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 한동안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 순위에 '양산시장'이 올라올 정도로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에 따르면 27일 오전 7시께 양산시 상북면 소석리 대연농장 별채 부엌에서 오 시장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고향 후배 A(56)씨가 발견했는데, 당시 오 시장은 태극기와 양산시 기를 몸에 두르고 있었다고.

    오 시장은 죽기 전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애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양산을 발전시키고, 대한민국을 발전시켜 달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지검은 최근 한 부동산개발업자의 자금이 다른 개발업자를 거쳐 오 시장 측에 전달된 사실을 확인하고 내사에 착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이달 초 오 시장 비서실장을 소환, 조사를 벌인 검찰은 지난 25일 오 시장과 전화통화를 거쳐 27일 오전 10시로 검찰 출석일자를 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