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진솔한 자세로 설득에 나섰다. 당초 청와대가 "어떤 질문에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한 그대로 였다.

    이 대통령은 27일 밤 전국에 생중계된 '대통령과의 대화'를 통해 정국 현안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밝히며 국민적 이해와 단합을 강조했다. 비록 아쉬운 점이 있더라도 국민앞에 직접 나서 꽉 막힌 정국을 '정면돌파'하는 길을 택했다. 최대 이슈는 역시 세종시 수정 문제와 4대강 살리기 논란이었다.

    이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례적으로 대선 당시 발언에 대해서도 사과의 뜻을 밝히는 초강수를 두면서 국민의 이해를 구했으며, 4대강 살리기에는 단호하고 강력한 추진 의사를 설파했다. 각종 민생현안을 설명할 때에는 질문자의 눈높이에 맞춰 친절히 설명하기도 했다.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각종 현안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대국민 신뢰 구축에 주력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밤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을 통해 민생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이명박 대통령이 27일 밤 서울 여의도 MBC에서 열린 `특별생방송 대통령과의 대화' 프로그램에 출연해 패널들의 질문에 답변을 통해 민생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세종시는 '설득', "혼란 죄송…저 하나 욕먹더라도 이것은 해야" = 정치권 최대 이슈인 세종시 수정 논란에 대해 이 대통령은 예상보다 더욱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국민과 정치권을 향해 '국익 우선'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바꾸는게 국가와 국민에 도움이 되더라도 사회 갈등과 혼란을 가져온 데 대해 죄송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기도 하고 후회스럽기도 하다" "'(대선 때) 당당하게 말을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 대통령은 '소신을 밝혔더라도 큰 표차로 승리했을 것'이라는 패널의 질문에 "어떻게 됐을지 모르지만 정치를 오래 해본 사람이 아니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유세할 때 어정쩡하게 이야기하다가 선거가 다가오니 계속 말이 바뀌더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내가 정치적으로 좀 편안하려고 내일 국가가 불편한 것을 그대로 할 수 있겠느냐"면서 세종시 원안 수정이 불가피함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저 하나가 좀 불편하고 욕먹고 정치적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이것은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저는 기초를 튼튼히 해서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되든 승승장구 발전하게 하는 의무와 소명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며 "고민 끝에 그런 결심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에는 주류, 비주류가 없다"며 여권 내부의 갈등양상에 대한 경고메시지도 함께 보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세종시 대안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충청주민과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유한식 연기군수로부터 생중계로 직접 질문을 받아 답하며 "무엇이 주민을 위해 도움될 것인가 냉철하게 생각하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주민 입장에서 감정적 혼란을 공감하면서 "교육과학 중심도시" "자족가능 도시" 등 구상을 전했다. 또 "기업이 들어간다면 누구를 고용하더라도 여기서 보상을 적게 받고 나간 주민의 자제나 젊은 부부에게 일할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충청주민에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세계 어떤 나라도 수도 분할하는 나라는 없다. 전체를 이전하더라도 분할하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4대강 살리기는 '단호', "완공되면 국민 이해할 것"= 4대강 살리기에 있어서만큼은 분명하고 확연한 의지를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 있었던 반대와 정도가 비슷하다.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당시 국가를 팔아먹는다"면서 정치권을 향해 소모적 논란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때 당시 야당 정치권에서 목숨을 걸고 반대했다. 나라를 망가뜨리느냐라는 비판이 많았다"면서 "그리고 그 예산을 복지에다 쓰라고 했다. 요즘하고 비슷한 반대의 목소리"라고 지적했다.
    또 이 대통령은 청계천 복원에 빗대 "청계천을 복원할 때도 반대를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이나 환경 단체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청계천 공사)반대를 너무 심하게 했다. 그런데 공사 완공 이후 그 분들이 찬성하고 계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당시 강 정비 사업 추진을 거론하며 "노무현 정권 당시 2007년 공사를 시작해서 10년동안 87조원을 들여서 피해 줄이자고 '신국가방재시스템구축방안'을 마련했다"며 "이분들이 43조원, 87조원을 들인다고 할 때는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며 거듭 정치권을 겨냥했다.

    일부 환경단체의 반대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보를 만들면 물이 썩는다고 하는데 단순히 보를 만드는 기술이 모자라서 수질이 나빠질 것이라고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면서 "한강에도 잠실과 김포에 보가 있는데 그 때보다 한 단계 더 높은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대통령은 "IT 기술을 가지고 보를 만들기 때문에 물이 썩지 않는다"면서 "물을 썩도록 보는 만드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4대강의 복원이라는 것은 생태계를 살리고 문화를 복원 시키고 젊은이가 부산 광주에서 자전거를 타고 서울로 올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토목공사라고 무조건 비난할 것이 아니다. 토목이라고 왜 나쁘냐"면서 "정부가 제대로 계획을 세워서 예산을 절감하고 일을 완성시키면 국민이 완공 후 이렇게 시끄러워도 이렇게 하려고 했구나 할 것이다. 우리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