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3월, 세종시 건설특별법이 여·야 합의하에 국회를 통과할 때, “이럴 수는 없다”면서 의원직을 사퇴한 용감한 지성인이 한 사람 있었습니다. 그가 서울대학의 박세일 교수였습니다. 그는 최근에 어떤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세종시 건설은 해방 후 최대 포퓰리즘 정책”이라면서 변함없는 그의 입장과 소신을 밝혔습니다. 정치꾼들의 야합으로 국가와 국민이 엄청난 피해와 손실을 입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수도를 대전으로 옮기겠다”는 엉뚱한 제안은 노무현이 선거 유세 막판에 내놓은 '깜짝 쇼'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허망한 약속이 충청도 사람들의 표를 긁어모으는 일에 큰 효과를 나타냈습니다. 이회창은 패배하고 노무현이 승리하여 이 나라의 16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충청권으로 수도를 옮기겠다는 발언이 충청도의 민심을 모아 이회창의 패배를 불가피하게 만들었는데, 지난 2007년 대선을 계기로 이회창은 '충청도당'을 하나 만들었으니 믿지 못할 건 정치인입니다.
     
     어쩔 수 없이 세종시 문제가 거론되자 이회창은 “세종시 건설법은 여야가 만장일치로 만든 것이고 정치권은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 지역당인 자유선진당의 총재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입니까. 아무리 여야가 당시의 정치적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합의를 보았다 하여도,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은 “세종시 건설은 포퓰리즘의 정책이니 이제라도 중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옳은 것 아닙니까. 세종대왕이 울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