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이 지난 10일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남대문시장 민생탐방 당시 몰린 수천명의 인파는 청와대가 동원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기본적인 경호수칙마저 간과한 민노당의 주장에 직접 언급을 피했다.

    민노당은 15일 논평에서 "보수 언론과 일부 방송들의 보도는 마치 이 대통령 지지율이 급상승하는 실감을 느끼도록 한 연출 각본 같았다"면서 "이날 갑작스러운 2000의 특공대는 누가봐도 선거시기와 같은 청와대의 기획작품"이라고 주장했다.

    민노당의 이같은 주장에 청와대는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김철균 청와대 뉴미디어홍보비서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아시다시피 외부행사의 경우 대통령의 행선지를 미리 공개하는 것은 경호원칙상 절대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이는 청와대에서 근무해 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정권과 관계없이 누구나 잘 아는 주요 보안 사항"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뭔가 오해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당일 현장에는 재래시장이라는 특수성을 감안, 철통 보안이 지켜졌다. 이 대통령의 방문에 조금 앞서 도착했던 취재진과 수행원 역시 장비와 신분증을 숨기며 준비하는 신중을 기했다.

    민노당은 또 "화려한 화장을 하고 선글라스에 금목걸이 등을 달고 장바구니 하나 없이 온 이 사람들이 장을 보고 갔을 리가 없는 것 아니냐"면서 "그것도 아침 10시 남대문에 오려면 새벽같이 일어나 화장을 해야 하는데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발생한 것이며 평소 남대문시장의 오전 10시는 장보는 사람이 없어 한산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실과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통령의 남대문 도착 시간은 10시 30분경이며, 예정에 없이 이 대통령이 상가를 찾아 시간이 소요되면서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특히 민노당이 '동원'을 주장한 많은 인파는 비상경제대책회의가 끝난 12시께인 점심때였다.

    민노당은 '동원'을 기정 사실화하면서 "시장 상인들이 화가났다"고 주장했지만, 남대문에서만 수십년 장사를 해왔다는 김시길 남대문시장주식회사사장은 "보통 입후보할 때는 (남대문에) 오지만 당선되면 안온다.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이라며 "상인들이 굉장히 기뻐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민노당의 이같은 주장이 여과없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사회적 불신을 야기하게 된다는 점이다. 김 비서관은 "인터넷업계에서 오래 일한 경험으로 요즘같은 인터넷 시대에 청와대가 국민을 동원해 사진을 만들어내는 기획을 할 수도 있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한지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면서 "잘못된 정보의 빠른 확산 가능성이라는 문제점보다는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의 소통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하지 않겠나"고 말했다.

    또 한 여권관계자는 "아무리 경험이 없어 경호수칙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없다고 하더라도 근거없는 주장으로 편가르기를 조장하는 것은 문제"라며 "사회통합이라는 큰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