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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의 '서민 속으로' 행보가 빨라졌다. 친서민·중도실용 기조를 실천하면서 직접 민생현장을 찾는 횟수가 부쩍 늘어났다. 지지율 상승도 이 대통령의 행보에 자신감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공식 블로그에 '대통령이 떴다'는 코너를 개설·운영하는 등 이 대통령 민생현장 방문을 적극 홍보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10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내 새마을금고에서 제30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추석 민생과 물가를 점검했다. 이 대통령의 시장 방문은 개각 이튿날인 지난 4일 경기도 구리종합시장을 찾은 데 이어 이달 들어서만 2번째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전후해 약 100분간 시장을 둘러보면서 시장상인과 대화하고 시민과 인사를 나눴다. 예상을 넘는 시민의 환대는 수행원까지 놀라게 했다. 이날 일정은 이 대통령이 시장거리를 가득 메운 시민과 인사를 나누는 통에 전체적으로 한 시간 가량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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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일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한복가게에서 손녀에게 선물할 한복을 구입하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보안상 사전에 이 대통령의 방문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음에도 시민 반응은 뜨거웠다. 비상경제대책회의가 진행된 한 시간 동안 회의가 열린 새마을금고 앞에서 기다린 시민만 약 1000명에 달했다. 시민들은 "건강하세요" "보고 싶었다" "화이팅" 등을 외치며 이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했고, 이 대통령도 밝은 표정으로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한 패션타운 앞에 몰려있던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던 중 "(시민들을) 너무 가리지 마라"고 경호원들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노란색 테이프로 둘러진 안전띠를 직접 들어 올리고 시민들 속으로 몇 걸음 더 다가갔고 시민들은 환호와 박수로 맞이했다. 이 대통령은 큰 목소리로 "모두 고맙습니다. 사랑해요"라고 외친 뒤 양손을 들어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렸고, 시민들도 똑같이 하트를 그리며 화답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 대통령은 만두가게, 한복가게, 무화과 노점상, 꿀타레 가게 등에 들러 물건을 사며 전통시장상품권(온누리상품권)을 사용했다. 두돌 지난 손녀에게 선물할 한복도 구입했다. 만두가게에서는 만두를 쌌던 호일을 다시 펴서 접어 주고, 꿀타레를 살 때는 "봉투는 아껴라"며 물리는 등 작은 '녹색'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할머니는 "어제 꿈에 남대문이 보여서 왔는데 대통령을 만났다"면서 반가움에 울음을 터뜨렸다.
이어 시장상인들과 설렁탕집에서 점심 식사를 겸한 간담회를 가진 이 대통령은 "정부는 서민이 찾는 전통시장이 잘되는 것을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좀 좋아지기 시작해도 서민은 (어려움이) 1년은 더 간다"면서 "정부도, 당도 마찬가지로 완전히 서민정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을 수행했던 김은혜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안전사고 우려 등 여러 물리적 제약이 있음에도 추석을 앞두고 민생 한가운데로 뚜벅뚜벅 걸어갔다"며 "앞으로도 서민 목소리를 직접 경청하는 서민대통령 행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대선 때도 이러지 않았던 것 같은데 바로 소통의 힘"이라며 "닫혀 있던 소통이 열리면서 국민이 반응하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