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쇄살인범 강호순에게 살해당한 윤모씨의 남동생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숨진 누가를 기리며 작성한 글(부분 발췌).
    ▲ 연쇄살인범 강호순에게 살해당한 윤모씨의 남동생이 자신의 미니홈피에 숨진 누가를 기리며 작성한 글(부분 발췌).

    희대의 연쇄살인범 강호순에게 희생 당한 윤모(당시 23)씨의 남동생이 '하늘로 보내는 편지'라는 제하의 글을 인터넷 상에 띄우며 누나를 간절히 그리워하는 내용을 공개해 네티즌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희생자 윤씨는 지난 2006년 9월 7일 오전 8시께 직장으로 출근하던 중 강호순에게 납치돼 같은 날 오후 7시 목이 졸려 사망했다. 인근 야산에 암매장된 윤씨는 실종된지 2년 5개월 만인 지난 2월 사체로 발견됐다.

    동생 윤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누나를 떠나보낸 현재의 심경을 담담하게 토로하며 생전에 전하지 못했던 자신의 속내를 하나하나 드러내 보였다.

    아직도 생생하게 우리 남매의 어릴 적 생각이 나곤 합니다.
    골목대장으로 항상 동네를 주름 잡았던 게 우리 남매였습니다.
    어릴때의 누나 모습도 아직도 내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그때 누나 모습은 참 곱고 이쁜 소녀였습니다.

    윤씨는 자신의 누나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이후 느꼈던 참담했던 당시 심정도 토로했다.

    누나한테 더 잘해주지 못해서, 더 많은 걸 못해줘서, 맛있는 것 한번 사주지 못해서 너무너무 가슴이 아팠습니다. 누나를 지켜주지 못한 것이 너무나 한스럽습니다.

  • ▲ 연쇄살인범 강호순  ⓒ 연합뉴스
    ▲ 연쇄살인범 강호순  ⓒ 연합뉴스

    윤씨는 "하늘에서는 잘 지내지? 잘 지내고 있는 거 맞지? 거기에서는 아픈데 없이 따뜻하게 지내고 있지?"라고 하늘로 올라간 누나의 안부를 묻는 한편 "오늘 누나가 너무 보고 싶어서 어린 티 내면서 이렇게 누나 찾게 됐어. 항상 힘들 때 마다 절에 가서 누나한테 소주 한잔 부어주면서 누나 사진 보면서 눈물도 흘리고 항상 힘내고 있다"고 말하며 당시의 아픔을 딛고 조금씩 일어서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담담히 표현했다.

    윤씨는 미니홈피 사진첩에 누나의 모습을 합성해 만든 가족사진을 공개하며 인터넷상으로나마 가족이 다시 하나로 합쳐지길 소원하는 듯 했다.

    윤씨의 이같은 사연은 곧장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옮겨져 네티즌 사이에 뜨거운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네티즌들은 윤씨의 미니홈피는 물론 각종 게시판에 댓글을 달며 "힘내라" "누나 몫까지 열심히 살아라"는 식의 위로를 건내며 용기를 북돋아 주기도 했다.

    한편 살인범 강호순은 지난 2006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부녀자 8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항소심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지난달 31일 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