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경주시 양북면 장항리로 이전하느냐, 아니면 경주 도심권으로 위치를 변경하느냐를 두고 2년 8개월이나 끌어온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위치 논란이 31일 종지부를 찍었다.

    경주가 지역구인 무소속 정수성 국회의원과 백상승 경주시장, 최병준 경주시의회 의장, 김종신 한수원 사장은 이날 경주시청 영상회의실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한수원 본사 위치를 최초 결정지인 양북면 장항리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 2년 8개월 논란 마침표 = 서울에 있는 한수원 본사는 경주시가 방폐장을 유치함에 따라 경주로 옮길 예정이며 이전 부지는 2006년 12월 양북면 장항리로 결정됐다. 그러나 이후 장항리 부지가 협소해 관련 기업 동반이전이 불가능하고 시내권과 멀어 시너지효과가 반감된다는 이유로 도심권으로 위치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줄기차게 제기됐다.

    일부 단체들이 장항리 결정 이후 도심권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낸 데 이어 작년 4월 18대 총선에서 일부 후보가 한수원 본사의 시내권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면서 이슈가 됐다. 이후 구체적인 협의 등 진전이 없다가 올해 4월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다시 일부 후보들이 이 문제를 공약으로 채택하면서 다시 점화됐고 정수성 국회의원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됐다.

    정 의원은 지난달 15일 경주시장, 시의회 의장, 한수원 사장과 모임을 갖고 이달 말까지 본사 위치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다. 이후 정 의원은 도심권 이전에 반대하는 양북면과 주변 양남면, 감포읍 주민 대표들과 여러 차례 만나 협의를 벌였지만 기존 입장을 고수하자 31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원래 결정대로 한수원을 이전키로 했다고 밝혔다.

    ◇ 한수원 사옥 3~4년 후 완공 = 지루한 논쟁이 끝나면서 한수원 본사 이전 작업이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한수원도 이전 부지가 양북면 장항리로 최종 결정되면서 본사 이전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정 이전 시한인 2010년 7월까지 장항리에 사옥을 짓기는 일정상 불가능하다.

    한수원은 현재 장항리 105번지 등 117필지 15만7142㎡의 토지 및 지장물건 보상 절차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보상 작업을 마무리하고 문화재 조사, 설계, 건설에는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김종신 한수원 사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옥 준공과 본사 이전 시기를 묻는 질문에 "앞으로 3~4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주시는 사옥 준공 때까지 본사의 임시이전을 요구했고 한수원도 이에 동의했다. 한수원은 2010년 7월까지 법인 주소를 경주시로 이전 등기하고 도심권에 사무실을 마련해 임시사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곳에 내년 7월까지 본사 인력 800여명 중 100여명을 상주시키며 본사이전 준비작업을 하기로 했다. 김 사장은 "본사와 관련시설 이전에 경주시와 협력해 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경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