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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은 26일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처음 열린 적십자회담에서 추석(10.3)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일정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이견 조율에 들어갔다.
우리 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5시40분부터 35분간 금강산 호텔에서 열린 첫날 전체회의 기조발언을 통해 다음 달 27~29일 남측 상봉단 100명이, 10월6~8일 북측 상봉단 100명이 각각 금강산을 방문, 가족과 만나도록 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안했다. 아울러 추석 상봉에 이어 11월 중 서울과 평양에서 교환 상봉 행사를 열고 내년 설에도 상봉행사를 갖자는 입장을 전달했다.
반면 북측 대표단은 각 100명씩 상봉단을 꾸려 10월3~5일 남측 상봉단, 10월6~8일 북측 상봉단이 각각 금강산을 방문하는 안을 제시했다.
상봉 장소와 관련, 남측은 작년 7월 완공된 금강산면회소에서 단체상봉을 갖고 개별상봉은 전례대로 금강산.해금강.외금강 호텔 등 금강산의 기존 호텔을 활용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북측은 가동 준비에 시간이 빠듯하다는 이유를 들어 금강산 면회소 사용안에 난색을 표하면서 단체 상봉은 종전대로 온정각 호텔이나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은 금강산호텔에서 하자고 역제안했다.
이와 관련, 양측 대표단은 이번 회담 기간 완공된후 1년 이상 사실상 방치돼온 금강산 면회소를 방문해 실사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남측은 또 기조발언에서 ▲이산가족 교류사업은 어떠한 정치적 사안에도 불구하고 추진돼야 한다는 인도주의 존중 원칙 ▲전면적 생사확인.상시 상봉.영상편지 교환.고향방문 등으로 일회성 상봉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추구하자는 원칙 ▲납북자.국군포로 문제 해결에 상호협력이 필요하다는 `상호협력의 원칙' 등 '이산가족 문제해결에 관한 3대 원칙'을 제시했다.
남측 김영철 수석대표는 회담 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오랜만에 하는 회담이라서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 여러가지 제안을 했다"며 "북측은 이번 이산가족 추석 상봉에 의미를 더 많이 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이번에 3가지 원칙을 특히 강조해 제시한 것은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일관된 일을 해 나가자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김 수석대표는 우리가 제안한 남, 북 상봉단의 상봉 날짜가 떨어져 있는 것에 대해 "(추석 연휴) 민족의 대이동 등을 감안한 것"이라며 "10월10일이 북측에 의미있는 날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북측이 면회소 상봉에 부정적인 것에 대해 김 수석대표는 "실제로 우리보다는 북측이 금강산 현장에 대한 부분을 더 잘 알고 있지 않을까 싶다"며 "1년간 사람들이 안 들어가면 큰 건물일수록 어려움이 있다는데 그런 부분이 감안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 양측은 26일 첫 전체회의를 통해 교환한 입장을 토대로 27일 실무대표 접촉을 갖고 상봉 일정 등을 본격 조율한다. 이번 회담은 28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남북은 참여정부 시절인 2007년 11월 제9차 회담 후 1년8개월여 만에 이날 적십자회담을 재개했다. 이번 회담 대표로 우리 측은 김영철 총장과 김의도 김동식 한적 남북교류 실행위원 등 3명이, 북측은 북적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최성익과 북적 중앙위 중앙위원 박용일, 북적 중앙위 부부장 노학철등 3명이 각각 나섰다. (금강산=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