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플루(인플루엔자 A[H1N1]) 확산으로 백신과 치료제 부족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세계보건기구(WHO)가 21일 항바이러스제 타미플루의 남용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WHO는 건강한 사람은 신종플루에 걸려도 타미플루가 필요 없다면서 5세 미만 아동과 65세 이상 노인, 임산부, 심장병ㆍ당뇨병ㆍ에이즈(HIV) 질환자 등처럼 합병증 위험이 있는 사람에게 타미플루가 처방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WHO는 어린이를 포함해 호흡 곤란이나 가슴 통증이 있거나 매우 허약한 사람들도 신종플루 증상이 심하거나 악화될 경우 즉각 타미플루 처방을 받아야 된다고 덧붙였다.
    WHO의 이런 권고는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건강한 사람들에게도 타미플루를 쉽게 처방해주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영국은 전 국민의 80%에게 처방할 수 있는 타미플루를 비축해 세계 최대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신종플루 감염자라면 누구에게나 이 약을 처방해주고 있다.
    영국인들은 전화 상담만으로도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수 있는데 전문가도 아닌 상담원이 약을 처방하는 등 타미플루 처방이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타미플루를 무분별하게 처방하면 내성을 가진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다며 타미플루 처방을 보다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WHO와 적십자 등은 이날 신종플루 피해가 가장 심각할 것으로 우려되는 빈곤국가들을 위해 신종플루의 진단, 치료, 확산 방지를 위한 의료서비스와 감염 예방책 홍보 등을 포함하는 공동의 노력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한편 칠레 정부는 발파라이소 외곽 칠면조 농장 2곳에서 칠면조가 신종플루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유전자 검사 결과 확인됐다고 이날 밝혔다. 신종플루의 조류 감염 사례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칠레 보건부는 이들 칠면조에게서 발견된 것은 사람의 바이러스로 아직 바이러스의 변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신종플루 바이러스가 조류 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와 만나 변이를 일으킬 경우 독성과 전염성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런던.제네바.산티아고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