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이명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를 방금 들었다. 한 마디로 별 이의가 없다. 다행이다.우선, 중도실용주의에 대한 해명이 어색하지 않았다. “중도는 좌와 우의 기계적 평균이 아니다” “중도는 곧 대한민국 헌법정신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곧 중도다”라고 말한 대목은 잘 설정된 논리였다. 

     지금까지 이명박 중도론이 시비논란에 오른 이유는 그것이 좌우의 기계적 중간 아니냐하는 의구심에서였다. 이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그것이 그렇지 않다고 해명한 것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체계적으로 정확하게 말했더라면 좋았을 터인데.,,사실 대한민국 헌법정신이야말로 가장 정도의 중용의 철학을 구현한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정신을 떠나 중도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파시즘과 볼세비즘이라는 극단을 다 같이 배격하는 중용 민주주의 체제는 한반도에서는 대한민국 헌법밖에 없다.

     북한에 대해 핵무기만 폐기하면 북한을 지키고 발전시킬 대대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한 대목도 별 무리가 없었다. 문제는 김정일이 그걸 순순히 받아먹겠느냐 하는 것이다. 아마 별 소용 없을 것이다. 어디 한 두 번 겪어봤나? 그래서, 대원칙을 그렇게 내놓은 것은 좋으나 그것을 너무 급하게 생각하진 말아야 할 것이다. 박수는 한 손으로만 칠 수는 없으니까. 

     다른 사항들은 딱히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다만, 사회통합을 위해 무슨 위원회를 만든다고 했는데, 위원회가 갈등 현실을 그대로 안에서 재연시키는 것을 하도 많이 보아와서 그게 과연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예컨대 민노총 전교조에 기운 위원하고 그 반대쪽에 기운 위원하고 소통이 정말 있을 수 있을까? 그렇다고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만 갖다 놓으면 자칫 양쪽에서 다 시큰둥해 할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