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8월 제 63주년 광복절과 제 60주년 건국기념일을 겸해 열린 정부 경축식에 ‘건국을 기념하는 자리에는 가지 않겠다’며 광복절 기념식을 따로 열 정도로 겉으로 ‘건국’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인 민주당이 사실은 자신들이 집권했을 때인 1998년에는 정부수립과 건국 50주년을 거창하게 경축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진이 공개됐다.

    환경관련 뉴스포털 ‘그린투데이’는 제 64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김대중 정부 때인 지난 98년 공기업인 한국도로공사가 발행한 ‘대한민국 건국 제50주년 기념’ 고속도로 카드 5종의 사진을 공개했다. 1만원권 2만원권 3만원권 5만원권 10만원권 모두 5종으로 발행된 이 카드세트에는 선명한 대한민국 50년 공식 기념로고와 함께 ‘대한민국 건국 50주년 기념’이라는 글씨가 상단에 크게 적혀있다.

    또 카드의 배경 그림도 60년대 경제개발과 70년대 경부고속도로개통, 80년대 서울올림픽 등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전임 정권 때의 업적을 기념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건국 이후 역사를 '정의가 패배한 역사'로 보는 자신들의 지금 시각과는 사뭇 다른 내용인 셈이다.  

  • ▲ 김대중 정권 치하인 1998년 한국도로공사가 건국50주년을 기념해 발행한 고속도로 카드 ⓒ 그린투데이
    ▲ 김대중 정권 치하인 1998년 한국도로공사가 건국50주년을 기념해 발행한 고속도로 카드 ⓒ 그린투데이

    그린투데이에 이 사진을 올린 네티즌 ‘웁살라’는 “지난해 8월 15일 경복궁에서 열린 기념식에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 등이 이명박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을 시간 정세균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은 김구 선생 묘역에서 참배 했다”며 “다른 당은 몰라도 10년전 여당으로서 건국50주년 행사를 거행했던 민주당이 건국 60주년 행사에 불참을 선언하다니, 까마귀 고기를 먹은거냐 아니면 남이 하면 불륜이고 내가 하면 로맨스냐”고 비꼬았다.

    지난해 민주당 등 야당은 "이명박 정부가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려 한다"고 주장하며 광복과 건국을 동시에 기념하는 데 반대했다. 특히 민주당 정 대표는 당시 "8·15는 광복절인데 정부가 이를 ‘건국절’로 덧씌워 역사를 왜곡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10년전 김대중 정부 때처럼 8.15를 광복과 건국을 기념하는 행사로 치렀을 뿐 광복절 대신 건국절을 새로 만드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아 정 대표 등 야권을 머쓱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