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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오전 국무회의를 마치자 마자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향했다. 입원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DJ)을 문병하기 위해서다. 이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의 상황이 많이 호전됐다는 보고를 받고 "그렇다면 내가 가보는 것이 도리겠다"며 예정에 없이 병문안이 결정됐다. 지난 주말에도 방문을 고려했으나 김 전 대통령의 병세가 위중하다는 판단에서 시기를 조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민주화와 민족 화해에 큰 발자취를 남긴 나라의 지도자이므로 문병하고 쾌유를 비는 것은 당연한 도리"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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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오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을 찾아 입원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DJ)를 병문안했다. 이 대통령이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 뉴데일리<=청와대 제공>
오전 10시 40분께 비가 오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동관 대변인, 맹형규 정무수석,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과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과 박창일 세브란스병원장이 병원 현관 앞에서 이 대통령을 맞이 했다.
이 대통령은 곧바로 20층으로 이동해 엘리베이터 앞까지 나온 김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이 여사의 손을 잡으며 "힘드시죠"라고 격려한 뒤 권노갑 한화갑 한광옥 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도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의료진에도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고 이 여사는 "이렇게 문병을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기도부터 먼저 하겠다"며 눈을 감았다. 기도 후 이 대통령은 "기도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고 이 여사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나님에 의지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거듭 의료진에 "본인이 워낙 집념이 강하시니까…"라며 "최선을 다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이 돼서 국무회의에 처음 갔더니 우리 김 전 대통령이 소개를 어떻게나 잘해 주시는지 소개를 전례없이 해줘서 내가 기억을 한다"며 과거를 떠올렸다. 이 대통령은 "청계천(복원사업을) 정말 하느냐고 하셨다. 그게 시작이 안 된 때였는데 내가 된다고 하면서 꼭 와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이후에 자동차를 타고 다 둘러보셨다고 하더라. 잊지 않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지원 의원에게도 이 대통령은 "의정활동이 바쁘실 텐데"라고 인사했고 박 의원은 "네, 열심히 하겠다. 의료진에서 최선을 다해 주고 김 전 대통령이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잘 털고 일어나실 거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박 의원이 민주당 정책위원장에 임명된 것에 언급, "중책을 맡으셨다. 열심히 해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적 원로들이 필요하다"면서 "충분히 일어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도 그런 경우를 많이 봤다"고 희망했다. 박 의원은 "맹 수석과 오전 오후로 연락하고 있다. 오늘이 (입원) 30일째인데 대통령님이 오셨으니까 힘을 내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 여사를 향해 "(건강) 관리를 잘 하시고 좀 쉬셔야 한다. 저희도 기도를 하겠다. (김 전 대통령이) 깨어나시면 전해달라"고 당부했고, 이 여사는 "김윤옥 여사에게도 안부 전해 달라"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엘리베이터까지 배웅나온 이 여사와 동교동계 인사들을 향해 "깨어나시면 다시 한 번 오겠다"고 약속한 뒤 자리를 떠났다.
이동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김 전 대통령 문병은 지난 주말부터 검토됐다"면서 "그런데 주말에는 (김 전 대통령) 상태가 위중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서 가는 것이 자칫 김 전 대통령이나 가족에게 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정정길 대통령실장을 보내 이 여사에게 "빠른 쾌유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난을 전달했으며, 지난달 16일 맹형규 수석을 보내 쾌유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