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 뉴데일리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 뉴데일리

    민노총과 민노당이 한속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두 단체가 모두 노동자를 위해 존재한다는 점에서는 상통하는 바가 있을 법도 합니다.

    그러나 한국의 노동자가 어느 한 노동단체에만 속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의 민노총이라는 노동집단 하나만을 위한다는 것이 의회정치의 현장에서 근로자 전체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하여 싸워야 하는 정치단체인 민노당의 국회의원이 선두에 나서서 돕는다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뿐 아니라 노조의 정치개입을 금지하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행법인데 만일 노조가 어느 정당의 도움을 요청했다면 그건 더욱 법에 저촉되는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런데 지난 7일자 어느 일간지 1면에는, 해괴하다 못해 망칙스러운 사진 한 장이 크게 실려 있었습니다. 사진 설명문은 이렇습니다. “무릎 꿇은 아내들 ‘제발 물러나 주세요.’” 이 사진에는 사교의 교주처럼 생긴 사람 하나가 눈을 감고 앉아 있고, 이 교의 신도처럼 보이는 자들이 아홉 명 쯤 초라한 모습으로 쪼그리고 앉아 있는데, 때는 지난 6일, 곳은 경기도 평택 쌍용차공장 정문 앞. “쌍용차를 사랑하는 아내 모임”에 속한 젊은 여성들 20명이 그자들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제발 떠나달라고 애원하는 광경이었습니다.

    이들은 참다못해 공장 정문 앞에서 농성 중인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을 찾아간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우리 남편 회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외부 세력 때문에 다 죽게 생겼다”며 “국회로 돌아가 달라”고 간청했지만, 교주처럼 차려입고 앉은 강 씨가 “정치인으로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계속 그 자리에 앉아 버티고 있었답니다. 일부 회원들이 “그럼 직접 일으켜 드리겠습니다”라며 다가갔지만 별무효과, 계속 요지부동이어서 이들은 길바닥에 무릎을 꿇고, 떠나달라고 애원하며 눈물을 흘렸답니다.

    20분 동안이나 흐느껴 울던 “쌍용차를 사랑하는 아내들”이,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이니 그만 돌아가세요”라고 권하는 남편 동료들의 설득으로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전해집니다. 이런 광경이 벌어졌다는 그 자체가 크게 부끄러운 일입니다. 파업 76일 만에 노사 간의 협상이 타결되어 쌍용차는 낭떠러지에서 유턴을 한 셈이라는데, 사교의 교주처럼 생긴 그 사람이 국회의원이라는 것은 자다가도 웃을 일입니다.

    그의 지역구가 어딘지 나는 잘 모르지만, 파업 해결에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파업을 조장하고 공장을 문 닫게 만들어 이미 3160억의 손실을 회사 측에 안겨주었다는 이런 파업을 계속 선동하는 그런 파렴치한 인물을 국회의원으로 뽑아준 이 사람의 지역구가 원망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