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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
포항에 산다는 어떤 노인이 내게 전화를 했습니다. “일 안하는 저 국회의원들 월급 주지 않는 법을 만들도록 글이라도 좀 쓰게요.” 시골 사는 한 촌로의 쓴 소리라고 하면 그만 이지만 그렇게 가볍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낼 넋두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야당의 국회의원들이 의정단상에서 국사를 의논하지 않고 장외투쟁을 선언하고 나오니 유권자인 국민의 입장은 정말 난감합니다. 이른바 민생법안이 산처럼 쌓였다는데 그 법안들을 심의할 생각은 않고 있으니 어이가 없다는 느낌이 앞섭니다. 국민이 부탁한 일은 할 생각도 않고 엉뚱한 짓이나 하면서 국가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으니 딱하기 짝이 없습니다.
세비를 지급하지 말라는 말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무노동·무임금”을 근로자들에게는 강요하면서, 왜 국회의원들에게는 그 원칙을 적용하지 않는가, 언어도단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이명박 정부의 약점 중 하나는 자기설명을 제대로 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미디어법”이 좀 까다롭긴 하지만 국민에게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되도록 노력하는 일을 반드시 했어야죠.
사대강 사업도 국민 다수는 필요한 것이라고 느끼는데 왜 정부는 그 설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얻어터지기부터 합니까. 사대강을 살리지 않고는 태평양시대의 주역인 한국의 이 강토를 옳게 개축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망설이기만 합니까. 언제까지, 아, 언제까지,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고 믿는 사람들에게 질질 끌려 다녀야 합니까. 아, 언제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