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진석 서울대교구장 추기경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국정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진석 서울대교구장 추기경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국정 현안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정진석 서울대교구장 추기경과 오찬을 함께 하며 환담했다. 이날 회동은 배석자 없이 1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이뤄졌다고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당초 이달 초 로마 교황청 방문을 포함한 유럽 순방에 앞서 정 추기경과 만날 계획이었으나 정 추기경의 교황청 공식회의 참석 일정 때문에 전화통화만 하고 회동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서민들은 경제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고통받고 회복될 때는 가장 늦게 혜택을 받는다"고 지적한 뒤 "지금과 같은 전대미문의 경제위기에서는 서민 고통을 줄이는 데 우선 순위를 두려 한다"면서 "천주교에서도 이런 운동에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정 추기경은 "이 대통령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화답하면서 "천주교의 신용협동조합운동은 서민에 대한 무담보 소액대출 운동으로, 정부의 '마이크로 크레디트' 정책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수환 추기경 선종후 '감사와 사랑'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상당히 고무적"이라면서 "이 운동이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했으며, 정 추기경은 "마땅히 해야 할 우리 본연의 일"이라고 답했다.

    또 이 대통령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정 추기경도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찬에 앞서 이 대통령과 정 추기경은 집중호우 피해를 주제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정 추기경이 "비가 많이 왔는데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서울은 대규모 배수시설이 잘 정비돼 있는 것 같다"고 말하자 "그동안 상습 침수지역에 수해방지 인프라를 잘 구축해 큰 피해를 면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황해도 등에도 비가 많이 왔다던데 다행히 아직까지 북한에 큰 피해가 없는 것 같다"면서 "홍수가 나면 누구보다 주민이 큰 고통을 당할텐데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