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택시를 타고 세종로를 따라 광화문으로 가는데 내 바로 앞을 확성기를 달고 한반도기를 휘날리는 지프차가 달리고 있었다. 차의 등엔 '우리민족 련방제 통일 추진회의'라는 표시가 크게 붙었다. 70 거 0000호 지프차엔 네 사람이 탔다. 한 사람이 확성기로 구호를 외쳐댔다. 미국 대사관 앞을 지나면서 더 크게 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 "제국주의 양키 몰아내자!" 

    "침략자 미군은 통일의 걸림돌이다. 우리의 주권행사를 방해한다!"
     
     "우리 민족끼리 련방제로 통일합시다."
     
      지프차 선동가는 '남조선'이란 말을 썼다. 그 순간 광화문은 평양인 듯하였다. 아니면 이 사람들이 '남조선' '련방제'란 말을 쓰는 걸 보아 북한에서 내려온 사람이 아닐까 의심이 갔다. 택시 운전자가 "저래도 안 잡아갑니까?"라고 혀를 찼다. 이 지프차는 세종문화회관을 끼고 우회전하더니 정부 종합청사 쪽으로 달리면서 계속하여 연방제 통일, 주한미군 철수를 외쳤다.
     
    경찰관들이 보고도 제지하지 않았다. 드디어 광화문에 '련방제(적화)통일'을 선동하는 '남조선 혁명세력'이 등장한 것이다. 중도실용을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가 자유를 파괴하는 자유를 주기 시작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