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브래드 박 전(前)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 ⓒ 뉴데일리
    ▲ 브래드 박 전(前) 미국육류수출협회 한국지사장 ⓒ 뉴데일리

    MBC 'PD수첩' 제작진을 검찰이 정식 기소하면서 일년 전 소란스러웠던 미국산 쇠고기 파동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한국계 미국 시민이자 쇠고기업계에 지난 30여년간 종사해온 나에겐 다각적 의미를 갖는 사건이다.

    우선 얼마나 많은 정보가 다양한 사람들의 사익(私益)에 따라 각색, 절단되는지 돌아보게 한다. 과학에 근거하거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하기보다는 자신의 이익과 관심에만 초점을 맞추어서 어떻게 하면 경제적 이익 또는 정치적 우위를 차지할까에만 열중하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 정의마저 헌신짝 버리듯 행동한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게 된다. MBC뿐만 아니라 어쩌면 대한민국을 이루는 우리 모두가 비이성적인 모습을 보인 것이 불과 일년 전이고, 지금이라도 비슷한 기회만 생기면 또다시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으리란 확신도 없다. 집단 광기가 우리 사회의 저변에 깔려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할 따름이다. 중독성을 가진 집단 최면의 병은 광우병보다 훨씬 더 치명적이고 전염성 또한 강력하다.

    정부도 그렇다. 지난 5년에 걸쳐 한국 정부 정책은 일관성이 결여되고 한·미 간 협상의 의제에 맞춰 임기응변식 대응책을 내놓는다는 인상을 주었다. 뼛조각만 나와도 수입을 금지하다가 한·미 FTA 협상 타결 과정에서 쇠고기 수입을 받아들인다니 국민들이 어찌 '속았다'는 느낌을 갖지 않겠는가. MBC PD수첩과 같은 인기 영합주의 프로그램에 틈새를 보이고 만 것이다.

    국익을 위해 정부는 때로 다소 과장된 정책을 펼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정부가 실수를 했다면 국민들에게 정당한 해명과 사과를 하고 앞으로는 좀 더 신중할 것을 다짐하는 선에서 마무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즉흥적이고 현란한 '사기꾼들'의 말에 더 이상 휘둘려서는 안 되겠다. <조선일보 6월22일자 편집자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