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 류근일 한양대 대우교수 ⓒ 뉴데일리

    나는 오늘 밤 아주 편안하게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대한민국 민주헌정은 도저히 붕괴할 수 없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심증을 얻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바로 민주당, 민노당, 민노총, 기타 이런 저런 좌파 전선운동 단체들의 '지나침' 덕분에. 이런 행운(luck)은 6.25 남침 이후의 현대 한국 정치사의 일관되고도 항상 반복되는 단골 메뉴였다.

    이승만의 대한민국 건국 노선부터가 국내정치적으로는 대단히 취약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을 하루아침에 뒤바꿔 놓은 천지개벽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 스탈린-마오쩌뚱-김일성이 기획한 국제적인 6.25 남침이 자행된 것이다. 그들의 그런 '아무리 보아도 지나찬' 짓거리 덕분에 이승만의 건국노선은 순식간에 압도적인 정치적 문화적 헤게모니를 장악할 수 있었다. 스탈린-마오쩌둥-김일성-김정일의 한반도 무력 장악 시도야말로 자유민주 대한민국을 공고화(consolidation) 한 역설적인 롤 플레이어(role player)였던 셈이다.

    4.19 이후의 학생운동의 급진성은 모처럼 아룩한 제2 공화국의 민주헌정을 뒤흔드는 그들 나름의 '또 하나의 지나침'이었다. 이것 덕분에 박정희 장군은 목숨을 던지고 한강을 건널 절호의 명분을 거머쥘 수 있었다. 학생들의 '지나침''이 그들에게는 아마 "이게 웬 떡이냐"였을 것이다.
    박정희 정권은 그 후 너무나 잘 나갔다. 단군 이래 최고의 업적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그런 박정희 대통령도 자신의 성취에 대해 너무 지나치게 도취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그 역시 그 나름의 또 다른 '지나침'을 저질렀다.
    유신헌법 선포'가 바로 그것이다. 이어서 신군부가 들어왔다. 결과적으로 운동권은 더 거세게 반발했다. 자유민주 제헌정신이 너무 난폭하게 위축되었기 때문에. 운동권은 그 '지나침'의 반사이익을 취할 수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민주화가 왔다. 김대중이 설쳐 댔고 노무현이 설쳐 댔다. 그들의 설쳐댐은,  심지어는 대한미국 헌법을 "그놈의 헌법 때문에" 라며 능멸했다. '진보-민중주의' 세력 나름의 저질적인 속성을 드러낸 것이다. 그들은 결국 3류였던 셈이다.
    그래서 정권교체가 왔다. 그러나 '지나침'의 패턴은 여전히 반복된다. 이명박 초기의 오만이 지나치니까 박근혜 또한 반사적으로 나갔고, 그런 집권 측의 오만이 촉진한 '촛불' 또한 그 나름대로 '지나친' 모습을 자제하지 못했다.
     
    여기서 결론은 자명하다. 어느 편이건 만약 "이젠 다 이겼다. 이제는 우리 마음대로 하자"고 자만하는 그 순간 그들은 반드시 추락한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서울광장을 점령하려는 汎좌파가 그런 운명을 또 답습하고 있는 것 아닌가? 

    조심해, 이 사람들아. 그러다간 또 깨진다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