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의 여성들은 양육과 가사, 돈벌이까지 `1인3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녹색성장을 통해 지구를 살리는 일까지 맡아야 합니다."

    이명박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는 10일 홍콩의 유력 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녹색성장을 통해 지구를 보호하는 데 아시아 지역 여성들이 앞장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먼저 김 여사는 `여성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한 아시아의 행진을 이끌 수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올해를 기후변화의 해로 지정했다"면서 기후 및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상기시켰다.

    김 여사는 "기후변화의 해 지정은 기후변화가 인류를 더욱 심각하게 위협하기 전에 지혜와 노력을 모으자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라면서 "한국 정부는 이미 기후변화, 환경오염, 에너지 자원 고갈 등의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으로 `녹색성장'을 추진하기로 선언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녹색성장이란 온실가스 배출과 오염을 줄이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에 무게를 두는 경제성장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여사는 "오늘날 어느 누구도 기후변화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서 경작지 및 해양자원 고갈, 사막화 현상, 전염병 확산 등 기후변화의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 언급했다.

    김 여사는 "여성의 경우 남성에 비해 체지방이 많기 때문에 독성이 몸 안에 오랫동안 남아있다고 한다. 임산부의 몸 안에 남아있는 독성은 자녀에게 대물림된다"면서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김 여사는 "물론 모든 나라에 동시에 적용될 수 있는 해결책은 없다"면서 "중요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작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자원을 재활용하는 일,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친환경적인 제품을 구매하는 일 등은 여성이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전제한 뒤 일상 소비의 80%를 담당하는 여성이 `소비자 주권'을 행사한다면 환경에 해를 미치는 제품을 일소하고 경제구조를 친환경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전 세계 인구 가운데 3분의 1이 아시아 여성"이라면서 아시아의 여성들이 지구를 살리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여사는 우리나라의 경우 녹색성장을 여성들이 주도하기 위해 지난 4월 다양한 여성 단체들이 힘을 모아 G-코리아 여성협의회를 발족했다고 소개한 뒤 "아시아 지역의 많은 여성들이 아내, 어머니, 생계 책임자 등 3가지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이제 지구를 살리는 또 하나의 역할을 아시아 지역 여성들이 맡게 됐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여사는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가능한 많은 아시아 여성들을 만날 계획"이라면서 "존경하는 아시아 지역의 여성들과 함께 새로운 여정(녹색성장을 통해 지구를 구하는 여정)을 시작하기를 기대한다"고 말을 맺었다.

    홍콩의 유력 일간지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한국 대통령 부인의 기고문을 게재한 것은 이례적이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