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가볍게 넘길 사안 없어 … 결자해지로 사퇴해야"박주민 "당에 부담 안 주는 선택 고민해야" … 사실상 결단 촉구
  •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데일리DB.
    ▲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뉴데일리DB.
    각종 비위·특혜 의혹에 휩싸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둘러싸고 정치권 전반에서 사퇴 압박이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야권이 의원직 사퇴까지 요구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여권 내부에서도 "당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는 공개적인 발언이 나오면서 김 원내대표의 입지는 급속히 좁아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김 원내대표를 향해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27일 논평에서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각종 특혜 의혹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며 "결자해지의 자세로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정감사 직전 쿠팡 대표와의 고가 오찬, 항공사로부터 받은 고가 숙박권, 가족의 지역구 병원 진료 특혜 의혹, 배우자의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 이른바 '아빠 찬스' 의혹 등을 열거하며 "어느 하나 가볍게 넘길 사안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의 대응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박 수석대변인은 "의혹의 본질은 외면한 채 '상처에 소금 뿌리나'라는 식의 반응으로 불편한 심기만 드러냈다"며 "공개 사과나 거취 표명 없이 SNS 사과문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박정하 의원도 "의원직을 던져도 모자랄 판에 원내대표직도 못 던지겠다고 한다"며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말이 이래서 생겼나 보다. 권력에 취하면 이성적 판단이 안 된다는 걸 역사는 늘 말해 왔다"고 직격했다.
  •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뉴데일리DB.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뉴데일리DB.
    야권의 공세와는 결이 다르지만, 여권 내부에서도 김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부담론이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3선 중진인 박주민 의원은 지난 2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가 김 원내대표라면 당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법과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했을 것"이라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놨다.

    박 의원은 "당원들이 현재 상황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민심과 당원들의 판단을 기준으로, 당의 도덕성에 흠결이 생겨 개혁 속도가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신속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고가 숙박권 수수 문제에 대해 "보좌진과의 갈등 문제와는 차원이 다른 사안으로, 보다 무겁게 판단돼야 할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단순한 내부 갈등이나 해명으로 봉합될 수 있는 국면을 넘어섰다는 인식을 여권 중진이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관계 확인과 그에 따른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거취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당에 부담을 주지 않는 선택'을 거론한 대목에서 김 원내대표를 향한 사실상의 결단 요구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전날 기자회견에서 김 원내대표 관련 질문을 받고 "사태를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원내대표라는 자리는 당원과 국회의원들이 선출한 막중한 자리인 만큼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 안팎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지도부의 인식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