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특검법, 신천지 넣고 민중기 제외 … "정교유착 밝혀야"'편사 수사' '여당 감싸기' 특검 논의 출발점 희석맥락에 없던 '신천지' … 종교 이슈로 국면 전환하나
  • ▲ 문진석(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이용우(왼쪽) 원내부대표, 김현정 원내대변인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통일교 특별검사 추천권을 제3자 기관에 부여하는 '통일교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 문진석(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이용우(왼쪽) 원내부대표, 김현정 원내대변인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통일교 특별검사 추천권을 제3자 기관에 부여하는 '통일교 특검법'을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 특검을 수용하겠다고 나섰지만, 여기에 '신천지 수사' 카드를 더하면서 여야 갈등이 다시 증폭되는 양상이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선택을 두고, 민중기 특검의 '선택적 수사' 프레임을 정면으로 해소하기보다 사회적 상징성이 큰 종교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논쟁의 무대를 확장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특검 정국은 이름만 보면 통일교에서 비롯된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민중기 특검의 수사 방식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했다. 그 과정에서 신천지가 포함되며 논쟁이 커졌지만, 정작 특검 논의의 출발점이었던 문제의식은 오히려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애초 야당에서 주장한 특검의 필요성은 통일교 의혹 자체보다, 김건희 여사 연루 의혹을 수사해 온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수사 방식이다. 통일교 불법 정치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관련 사안은 수사·기소로 이어진 반면, 더불어민주당 인사 연루 의혹은 장기간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다.

    특검팀은 지난 9일 통일교 전 본부장 윤모 씨의 특검 조사 진술을 토대로 한 '통일교 민주당 지원 의혹'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결정은 윤 전 본부장이 관련 진술을 한 지 수개월이 지난 뒤 이뤄진 조치로, 정치권에서는 "여당 감싸기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특검팀 조사에서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8~2020년 민주당 의원 2명에게 수천만 원씩을 제공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 전 본부장은 이후 자신의 업무상 횡령 혐의 공판 과정에서도 "2022년 2월 교단 행사를 앞두고 현 정부 장관 네 명에게 접근했고, 이 중 두 명은 한학자 통일교 총재와도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사 당시 이 같은 내용과 함께 '국회의원 리스트'를 언급했고 수사보고서에도 적혔지만, 이후 증거 기록에서는 빠졌다며 특검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과 배우자의 컴퓨터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한 'VIP 선물' 문건도 논란을 키웠다. 2022년 1월 22일 생성된 이 문건에는 여야 정치인 7명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가운데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실명이 거론되는 보도가 나오면서 결국 사퇴에 이르렀다.

    특검팀은 민주당 지원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특검 수사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하고 있으나, 이 같은 해명은 특검의 과거 수사 방식과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특검팀은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을 수사하던 중 국토교통부 서기관 김모 씨의 개인 뇌물 혐의를 인지해 구속기소했고,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 역시 김 여사 의혹과는 별개의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긴 전례가 있다. 별건 범죄라도 인지된 범죄는 수사해 온 셈이다.

    반면 통일교가 국민의힘과 권성동 의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에 대해서는 윤 전 본부장과 한학자 총재를 재판에 넘겼다. 같은 통일교 관련 의혹임에도 정당에 따라 수사 기준이 달랐다는 '선택적 수사' 프레임이 형성된 배경이다.

    이 같은 논란이 누적되면서, 정치권의 쟁점은 통일교 의혹 자체를 넘어 '특검이 누구를 수사했고, 누구를 비켜갔는가'로 이동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중기 특검은 통일교가 민주당에 정치자금을 제공한 건은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했다"며 "특검법을 위반한 직무유기이자 명백한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검법 2조는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범죄행위도 수사 대상으로 명시돼 있다"며 "왜 국민의힘 인지수사는 탈탈 털고 민주당 인지수사는 묵살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민중기 특검을 수사 대상으로 포함한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했다. 통일교 의혹을 다시 들여다보고, 통일교 수사를 맡았던 특검의 중립성 자체를 검증하자는 취지인 셈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민중기 특검을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별도의 특검법을 제출했다. 대신 통일교와 함께 신천지를 수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신천지를 빼고 정교유착 의혹을 밝히는 것은 반쪽짜리 수사가 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특검 논란을 촉발한 원인과 신천지 포함 결정 사이의 연결 고리가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중기 특검의 선택적 수사 논란과 신천지 의혹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제시되지 않으면서, 특검의 초점이 다시 흐려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