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아온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번에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한 무죄 판결을 놓고 야권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야권으로선 유죄 판결을 확신했던터라 지 판사의 이번 판결을 수용하기 힘든 상황. 지판사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네북 신세'가 된 그의 입지가 내란 재판 판결에 또 다른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판사 출신인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 인사들이 1심에서 모조리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지귀연 판사, 민주당의 정치보복 사법파괴 협박에 굴복한 것인가"라며 강력 비판했다.
나 의원은 "국방부와 국정원이 관련 첩보 및 보고서를 5000건 이상 삭제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는데도 이런 판결을 어찌할 수 있단 말인가"라고 저격했다.
나 의원은 특히 이번 판결 이후 나온 일부의 반응에서 "박지원이 이겼다. 성탄 선물이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에 대해 "억울하게 피살당하고 불태워진, 월북 몰이까지 당한 망자와 그 유족 앞에서 인간으로서 할 소리인가. 소름 끼치는 잔인함이다. 세월호 방명록에 '미안하다 고맙다'고 했던 엽기적 위선보다 더 충격적"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판결은 사법부가 거대 여당의 '사법 파괴'와 '정치 보복' 압박에 무릎 꿇은 굴욕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더 많은 억울한 죽음이 정치 권력에 의해 지워지지 않도록 항소심에서 반드시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끄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당시 국가정보원장)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노은채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에게 "증거에 의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