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당과 정치인은 현안문제에 대하여 반드시 의견을 밝혀야 할 의무가 있다. 특히 사회적 爭点(쟁점) 사안에 대하여 침묵하는 것은 무능이나 無定見(무정견)으로 간주된다. 거짓말에 대하여 침묵하면 거짓말이 진실로 둔갑하는 게 정치의 세계이다.
     
     국가정보원은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운이 김정일의 후계자로 확정된 것 같다는 보고를 국회에서 하였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이 성공한 이후 공산국가에서 父子 권력 세습은 북한이 처음이고 3代 세습은 공화국 체제가 성립된 그리스-로마 시대 이후 처음이다. 김정일 집단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사칭하지만 金氏조선이 제격이다. 김씨조선도 높임말이고 '金家범죄집단'이 보다 진실에 가까운 이름이다.
     
     이 사실에 대하여 반드시 의견표명이 있어야 할 사람들은 김대중, 임동원, 이재정, 이종석, 민노당, 민주당, 전교조 등이다. 이들은 그동안 북한정권에 대하여는 본질적 비판을 삼가면서 대한민국과 미국, 그리고 보수층과 이명박 정부를 맹렬히 비방하여 왔음으로 反헌법-反국가세력인 김정일 편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국민들에게 강하게 남겼었다.
     
     이들이 '김정운, 3대 후계 확정적'이란 민족사적 수치에 대하여 침묵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親독재 세력이라고 규정할 권한이 있다. 김대중씨는 대통령 在任기간 현대그룹을 앞세워 김정일의 해외비자금 계좌 등으로 4억5000만 달러를 보내고 그를 "견식 있는 지도자'라고 칭찬한 적이 있었다. 민주鬪士(투사)임을 자처할 뿐만 아니라 李明博 정부까지도 독재로 보는 그가 이 엄중한 민주주의 파괴 사태에 대하여 논평을 내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의 민주화 투쟁 경력과 그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김대중씨가 김정운의 3代 세습에 대하여 끝까지 침묵한다면 우리는 풋내기가 선거를 통하지 않고 공화국의 지도자가 되는 것을 김대중씨가 '견식 있는 지도자의 결단'으로 보고 존중한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본질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그가 평생 지키려 했다는 민주주의적 가치는 무엇인가? 그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인가, 아니면 북한식 가짜 민주주의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