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야당인 민진당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서거에 대해 애도의 뜻을 밝히면서 노 전 대통령과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을 비교하지 말 것을 주문했다.

    24일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민진당 정원찬(鄭文燦) 문선부 주임(대변인)은 23일 성명을 발표, 애도의 뜻을 밝히고 "노무현 대통령 시절 한국의 정치와 경제는 거대한 변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수사와 천 전 총통의 구속사건을 비교하지 말아 달라고 특별히 주문했다.

    민진당은 해외 돈세탁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중인 천 전 총통의 부패 스캔들을 마잉주(馬英九) 총통에 의한 정치탄압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만과 중화권 언론들은 지금까지 종종 노 전 대통령과 천 전 총통을 비교해 왔다.

    홍콩의 명보(明報)는 24일에도 민진당 정원찬 주임의 발언을 보도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과 천 전 총통을 비교하는 기사를 실었다.

    명보는 우선 두 사람이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데다 변호사와 국회의원을 거쳐 최고 권력자의 지위에 오른 공통점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노 전 대통령과 천 전 총통은 모두 투옥 경험이 있는데다 `부정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에 성공한 점도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퇴임후에 가족이 연루된 비리 문제로 검찰의 수사를 받은 점도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명보는 노 전 대통령은 `반미(反美) 노선'을 걸었지만, 천 전 총통은 `친미(親美) 반중(反中) 정책'을 추진하는 등 차이점도 있다고 보도했다.

    2000년 총통선거에서 대만 최초의 정권교체를 실현한 민진당 출신의 천 전 총통은 8년간의 집권후 지난해 5월 총통직에서 물러난 뒤 뇌물 수수, 해외 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돼 현재 6개월이 넘도록 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하고 있다.

    한편 홍콩과 대만 신문들은 24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사실을 일제히 1면 또는 국제면 톱 기사로 보도했다. (홍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