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석유 봉쇄령에 지정학적 리스크 최고조…금 4400달러 넘겨'수급 불균형' 銀, 69달러 돌파WTI, 10월 말 이후 일일 상승폭 최고
  • ▲ 골드바.ⓒ연합뉴스
    ▲ 골드바.ⓒ연합뉴스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 군사적 긴장이 최고조로 치달으면서 국제 금값과 은값이 사상 최고치를 또 다시 갈아치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전면적 해상 봉쇄'를 단행하자, 지정학적 불안감에 투자금이 안전자산으로 몰리고 있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국제 금 현물은 전 거래일 대비 2.2% 급등해 온스당 4434.26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장중 한때 4441.92달러를 찍으며 역대 최고치를 나타냈다.

    금 가격은 올해 초 대비 약 69% 상승했다. 이는 제2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197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 폭이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사이의 지정학적 불안과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금값을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단체로 지정하고, 베네수엘라를 오가는 모든 유조선을 차단하는 전면 봉쇄를 명령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조기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며 금값을 밀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월 초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후보를 새 연준 의장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것이다.

    은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이날 은 현물은 온스당 69.44달러까지 올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은값은 올해 들어 136% 이상 폭등했다.

    은값 상승에는 지정학적 긴장 뿐 아니라 고질적인 수급 불균형의 영향까지 작용했다.

    인공지능(AI) 인프라와 태양광 패널 등 산업용 은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에도 은값 강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 유가 역시 4거래일 연속 상승을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64% 오른 배럴당 58.01달러에 장을 마쳤다. 10월 23일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 폭이다.

    WTI는 장중 한때 58.13달러까지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와 전쟁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내놓은 전력이 있어 시장은 양국의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지오바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시장이 그간 과소평가했던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차질 가능성을 다시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1%를 차지하는 원유 생산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