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천848m)에서 가장 험하다는 남서벽 등정로에 한국인이 개척한 첫 길이 뚫렸다.
    에베레스트 남서벽 원정에 나선 산악인 박영석 대장과 진재창 부대장, 신동민, 강기석 대원은 20일 오후 6시15분(한국시간)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다고 국내 원정대측에 밝혀왔다.
    원정대에 따르면 이들은 19일 새벽 8천350m 높이의 `캠프 5'를 출발, 14시간여만에 정상에 올랐다.
    500m를 오르는 데 14시간이 걸릴 만큼 악전고투를 거듭했다고 원정대는 설명했다. 지난 15일 베이스캠프를 출발한 지 닷새 만의 정상 정복이었다.
    박 대장을 비롯한 등정대가 오른 에베레스트 남서벽 루트는 수직 거리가 무려 2천500m나 되는 마(魔)의 등정로.
    지금까지 수 많은 원정대가 도전했지만 대부분 고배를 마셨으며 영국과 러시아 등정대만이 이 길을 통해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런 남서벽 루트를 박 대장이 4전5기 끝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개척한 것.
    에베레스트 뿐만 아니라 히말라야 8천m급 고봉에서 한국인이 자체적으로 루트를 개척해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원정대측은 밝혔다.
    박 대장은 정상 정복 직후 베이스캠프와 무전을 통해 "이 등정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라는 뜻을 전했다.
    박 대장은 지난 1991년과 1993년 두 번 도전했다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2007년 세 번째 도전에서 박 대장은 산악인 생활 중 가장 가슴 아픈 `피눈물'을 흘렸다.
    해발 8천m까지 진출했지만 눈사태로 산악계 차세대 주자인 오희준, 이현조 대원을 잃는 악몽을 겪어야 했다. 지난해 9월 다시 등산화 끈을 조여매고 네 번째 도전에 나섰지만 또다시 악천후에 가로막혀 중간에 내려와야 했다.
    그런 아픔을 겪었기에 박 대장은 이번만큼은 반드시 정상 정복에 성공하겠다고 다짐했고 결국 그 뜻을 이뤘다.
    박 대장을 비롯한 남서벽 원정대는 28일 귀국할 예정이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