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손을 흔들며 활짝 웃는 노사모 회원들. ⓒ 뉴데일리
    ▲ 노무현 전 대통령이 탄 버스가 도착하자 손을 흔들며 활짝 웃는 노사모 회원들. ⓒ 뉴데일리

    30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현수막에 '당신은 우리에게 가장 큰 선물입니다'는 문구가 써 있다. 노사모, 서프라이즈, 참여시민광장, 광진참여네트워크 등 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하 노사모)의 작품이다. 오후 1시 20분께 그 '선물'이 도착하자 노사모 일동은 노란색 풍선과 장미를 흔들며 그를 맞았다. 몇몇은 감동해서 눈물을 글썽인다. 불과 1분 전에 보수단체에게 욕을 퍼붓던 기세와는 사뭇 달랐다.

    노사모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을 보기 위해 대검 앞에 모였다. 그러나 이들의 과도한 사랑은 반노성향의 보수단체와 마찰을 빚기에 충분했다. 또 질서유지를 위해 투입된 경찰에게도 격하게 항의하는 등 물의를 일으켰다. 노사모는 경찰이 폴리스라인 설치하는 과정에서 현수막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가려진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노사모 일부 회원은 "가리지마"라며 경찰을 밀쳐내는 등 폴리스라인을 흐트렸다. 또 일부는 "자꾸 가리면 현수막을 들고 밖(도로)으로 들고 나가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타협(?)을 거쳐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을 가리지 않는 선에서 일단락 했다.

    대검 왼쪽에 위치한 보수단체가 "노무현 구속" "600만달러 구속"이라고 구호를 외치자 노사모는 "이명박 구속"이라고 맞대응했다. 또 "이명박 BBK사건 먼저 조사하라", "노무현이 구속이면 이명박은 사형감"이라며 정권에 대한 반발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붉은 바탕에 검정 글씨로 '명박퇴진'이라고 쓰여진 깃발도 나타났다. 이에 한 보수단체 회원은 "도대체 이명박이랑 노무현이 무슨 상관이냐"고 반박했지만 노사모측은 무시했다.

  • ▲ 노사모 한 회원(오른쪽)의 삿대질. 왼쪽 봉태홍 대표. ⓒ 뉴데일리
    ▲ 노사모 한 회원(오른쪽)의 삿대질. 왼쪽 봉태홍 대표. ⓒ 뉴데일리

    또 보수단체를 비방하며 욕설을 멈추지 않았다. "XX놈들, 알지도 못하면서 떠드냐" "영감들은 할 것 없으면 가서 자" "일당 받은걸로 남대문 시장가서 막걸리나 사 처먹어라" "해병대 옷이 아깝다" "저런 애들을 이북으로 보내야돼" "영감들 정신차려라" "광우병 걸린 LA 소고기나 사 먹어라" "수구꼴통들" "매국노 친일파는 물러가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이에 보수단체들도 "빨갱이"라고 맞받아쳤다.

    노사모는 이날 노 전 대통령의 결백을 주장하며 검찰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한 노사모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들이대는 법은 예리한 칼같다"며 "서면조사가 충분히 가능한데 검찰까지 불러서 조사하느냐"고 분개했다. 이에 봉태홍 라이트코리아 대표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한 노무현을 보니 저들은 가슴이 미어지겠지만 세상 어느나라에 범법 조사 받으러 가는데 환영을 하느냐"며 "이 무슨 코미디인지"라고 개탄했다. 또 "노무현을 지지하는 것은 자유다. 그런데 범법자 노무현을 탄압수사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법집행하는데 반대하지말고 불법집회하는 노사모는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또 노사모는 보수단체가 현수막 거는 것을 방해하는 등 집회내내 따라다니며 활동에 훼방을 놓았다. 한 회원은 끈질기게 보수단체 회원들이 있는 곳에 와 "당신들 뭐야"  "왜 치냐" 는둥 시비를 걸었다. 보수단체 회원과 충돌이 일자 애국기동단이 투입돼 싸움을 말렸다. 그러나 노사모 회원은 자리를 떠나지 않고서 계속 안경을 벗으며 싸울태세를 갖췄다. 이를 본 봉 대표는 "일부러 싸움하러 온거니까 (대응말고) 그냥 보내라. 말려들지 말라"고 말했다.

  • ▲ 경찰이 방패를 막고 서 있는 것에 항의하는 노사모 ⓒ 뉴데일리
    ▲ 경찰이 방패를 막고 서 있는 것에 항의하는 노사모 ⓒ 뉴데일리

    경찰이 보수단체 주위를 둘러싸고 폴리스라인을 지키는 것에 노사모는 "우리가 못가게 경찰이 보호하는거냐"며 조소했다. 이어 "경찰이나 영감들은 다 한통속"이라며 "한심하다. 세금이나 받아 처 먹고, 쟤들 해체 안시키고 뭐하냐"고 비방했다. 또 노사모 측 도로 진입을 막기 위해 경찰이 방패를 들고 폴리스 라인을 지키자 "똑같은 국민인데 왜 우리만 방패로 막느냐"고 항의했다. 한 노사모는 경찰의 가슴팍을 거칠게 두드리며 밀어냈다.

    보수단체가 오후 4시경 해체한 뒤 충돌은 잦아들었지만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밤 늦게까지 현장을 지키며 촛불집회를 하다 연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