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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 칼날이 자신을 향해 점점 다가오자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졌다"며 22일 홈피 폐쇄 의사를 밝힌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게시글에 그의 지지자들은 "가슴이 미어지고 맥이 풀리고 너무 슬프다"는 분위기다. 그러면서도 "일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모은 돈이 아니다" "큰일을 하다보면 잡티가 붙는 것은 당연하다"는 등의 궤변을 늘어놓으며 당혹감을 감추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노 전 대통령이 22일 올린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라는 게시글을 전재한 노사모 홈페이지에는 많은 회원들이 댓글을 달며 원통함과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22일 오후 7시경 올라 온 이글에 달린 댓글은 23일 오후 5시 현재 모두 38건. 대부분 '사랑하는 노짱도 완벽할 수 없는 인간이기 때문에 정치를 하는 데 마냥 깨끗하게 할수는 없다. 우리가 결백을 밝혀드리겠다'는 류의 내용들이다.
해당 글에 댓글을 올린 필명 ‘사랑으로’는 “대통령님 마음 잘 알겠다”면서 “가슴이 미어진다”고 안타까워 했다. 또 ‘노랑풍선’은 “아무 일도 할수 없었다. 가슴이 미어져서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며 “내 심정이 이런데 대통령님의 심정은 어떠실까 생각하니 눈물이 날것 같다”는 지극한 충성심을 과시했다. 또 “힘이 못되어 드리는것이 안타깝다”(‘붓쟁이’) “우리들이 할 수 있는건 없는건가요. 어떻게 슬픔을 감당해야 하나요”(‘존재의 이유’)라는 등 허탈한 심정을 나타낸 글이 많다.
노 전 대통령의 홈피 폐쇄를 만류하는 의견도 많다. ‘사랑으로’는 “이곳만은 저희가 지키게 주세요. 폐쇄"라니요. 절대로 안됩니다”고 울부짖었고 “노짱님 힘드시더라도 제발 홈페이지 폐쇄만은 다시한번 생각해 주세요”(‘셔언~’) “제발 폐쇄는 재고해 주시기 바랍니다”(‘도자기1’) “대통령님 그러시면 안됩니다”(‘노랑풍선’) 라는 절절한 호소도 올라왔다.
‘정권 타도’를 외치고 노 전 대통령이 수사 대상이 됐다는 사실을 세상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있다. ‘순진파’는 “돈없는 사람은 빚을 얻어써도 죄가 되는 세상”이라고 개탄하며 “몰락해가는 자본주의 세상, 사회주의 세상을 바라보며”라고 자본주의 탓을 했다. ‘유누스’는 “그렇다고 노 대통령님이 저 매국노들처럼 어마어마한 액수를 일신의 사리사욕만을 위해서 모으신것은 아니잖습니까”라며 무한한 애정을 나타냈고 ‘jjang’는 “사소한 잘못은 있을지언정 지금까지 어느 대통령보다 훌륭한 일을 하셨고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셨다”고 주장했고 ‘iamby'는 “제겐 누가 뭐래도 당신만이 영원한 대통령입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아무런 사심없이 빈손으로 권좌에 올라 태평성대를 이루려 애쓰시다 빈손으로 내려왔다”(‘노랑풍선’)고 우기는 지지자도 있었다.
심지어 노 전 대통령처럼 자식을 가르치겠다는 사람까지 찾아볼 수 있다. ‘있는 그대’는 “당신은 우리에게 큰 산이 되어 주셨던 분”이라며 “항상 님의 마음과 같이 제 자식을 가르치겠다”고 엄숙히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