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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재보선을 나흘 앞둔 25일 정치권의 시선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게 쏠렸다. 그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군을 찾기 때문.
인근 지역인 경북 경주 국회의원 재선거가 친이-친박 대결구도로 흐르며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라 그의 움직임과 발언은 선거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그래서 박 전 대표 측에서도 이번 '대구행'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그의 입에서 '경주'라는 단어만 나와도 선거 분위기는 급격히 쏠릴 수 있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전망이었는데 박 전 대표는 이날 침묵을 지켰다.
지역 행사인 비슬산 참꽃축제에 참석한 박 전 대표는 축사에서 "해마다 비슬산 참꽃축제가 발전해 오면서 이제는 봄이면 꼭 봐야 하는 달성군의 명물이 됐다"며 "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여러분 모두 무겁고 힘들었던 일상을 잊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참꽃이 전해주는 희망을 모두가 가득 담아 가시길 바란다"고도 했다.
그러나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았다. 그간 4·29 재보선과 관련, 일체의 언급도 없이 선을 그었다. 정치적 오해를 살 만한 움직임도 하지 않았다. 이를 위해 매년 참가해온 경주 문중행사에 불참했고 친분이 있던 이의근 전 경북도지사의 빈소에도 자칫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로 가지 않았다.
그의 이날 침묵은 이런 그간의 행보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자칫 파장을 일으킬 발언을 할 경우 당내 계파간 분열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읽힌다. 이날 행사에도 측근인 이정현 의원만이 서울에서부터 동행했고 박 전 대표의 행사 참석에 맞춰 방문할 가능성이 점쳐졌던 정종복 한나라당 후보와 정수성 무소속 후보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박 전 대표 역시 행사 뒤 2시간여 만에 곧바로 상경했다.
그럼에도 친이계이 당 주류 측에선 박 전 대표의 대구행만으로도 경주 재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한 주류 측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지역구에 발을 들여놓는 자체만으로도 경주 표심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며 "박 전 대표가 의도했든 않았든 대구행이 경주 재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친박 의원 역시 "미묘한 시기이므로 오해를 많이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해 경주 재선거 결과에 따라 박 전 대표의 이날 대구행을 두고도 당내 친이-친박간 갈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