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에 고민이 생겼다.

    4·29 재보선에서 경북 경주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친박 성향 정수성 후보의 당선 여부. 자당 후보가 아닌 만큼 그에 대한 지원은 할 수 없지만 경주 선거가 지난 4·9 총선 때 처럼 친이계 당 후보와 친박계 무소속 후보간 대결이 재연된 만큼 선거 결과는 박 전 대표에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종복 후보와의 대결이란 점도 박 전 대표 진영에겐 부담이다. 더구나 이 전 부의장의 '사퇴종용'논란에 박 전 대표가 "우리 정치의 수치"라고 말해 선거판은 커질대로 커진 상황이다.

    그래서 정 후보의 당선여부에 따른 박 전 대표의 유·불리를 두고 양론이 공존한다. 박 전 대표 진영에선 무소속 정 후보의 이번 출마를 두고 내심 탐탁치 않다는 분위기다. 핵심 측근들 조차 지난해 말 박 전 대표의 정 후보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만류했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에 총력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친이-친박'간 힘겨루기는 박 전 대표 진영에게도 적잖은 부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출판기념회에 참석하고 이 전 부의장 '사퇴종용'논란에도 직접 개입하면서 상황은 겉잡을 수 없게 됐다.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주장이 높다. 한 관계자는 "출마를 한 만큼 이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표가 "우리 정치의 수치"라며 이 전 부의장을 정면비판하고 선거에 개입한 만큼 결과에 대한 정치적 부담은 질 수밖에 없고 이기는 것이 패했을 경우 받게 될 타격보다 낫다는 판단에서다. 이 관계자는 "이 선거에서 질 경우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평이 돌 수 있다. 더구나 장소는 텃밭"이라며 "무조건 이겨야 하고 지면 당내 활동에서도 위축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정 후보의 당선이 오히려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종복 후보가 이 전 부의장의 최측근인 만큼 그가 패할 경우 친이 진영 내에서 이 전 부의장의 역할이 크게 위축될 수 있고 이 경우 자연스레 친이계의 다른 한 축인 이재오 전 의원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박 전 대표 진영에선 이 전 부의장 보다 이 전 의원이 더 껄끄럽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이기는 게 더 부담일 수 있다. 정종복 후보가 이 전 부의장의 측근이고 정 후보가 패할 경우 친이 진영내 역학구도가 바뀔 수 있다. 이 경우 이재오 전 의원이 반사이익을 얻어 친이 진영내 영향력을 키울 수 있어 우리로선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