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로켓 발사에는 3억~5억 달러가 소요됐을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 돈이면 북한은 식량 부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결국 김정일은 핵과 로켓을 개발하기 위해 주민을 굶주리게 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미국 한국 기타 국가들은 인도적인 지원은 그것대로 하면서도 그에 대해 김정일로부터 감사하다는 인사는 고사하고 오히려 핵과 로켓 공갈을 받는다는 이야기다. 이게 과연 이솝 우화에나 나올 바보 짓이지 인간 세상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우리가, 그리고 세계가 도대체 왜 이런 바보짓을 해야 하는가? 더군다나 김정일의 직접적인 위협에 직면해 있는 우리는 대체 무엇 때문에 지난 10년 동안 그토록 엄청난 돈을 김정일에게 갖다 바쳤다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김대중 노무현과 적잖은 먹물들은 “평화를 위해, 북한 주민을 위해, 인도적인 요청에서, 북한의 태도변화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또 그렇게 해야만 ‘통일 지향적’이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반통일적’ ‘수구 냉전적’ ‘극우적’ ‘전쟁 지향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조공을 바쳤어도 김정일은 태도를 바꾸지 않았고, 북한 주민들은 우리의 인도적 지원 혜택을 받지 못했으며(탈북자들의 증언), 김정일은 거의 모든 돈을 모조리 핵과 미사일 개발에 쏟아 부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쯤해서 일체의 ‘김정일에게 돈 만들어 주는’ 짓을 전면 중단해야 할 확고한 이유가 입증 되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어차피 북한의 일반 주민들은 우리의 지원 덕택에 살고 있는 게 아니라, 자기들 나름대로의 연명 방식을 터득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남한의 식량 등 지원은 모두 군(軍), 당(黨) 간부, 평양 귀족의 몫이 되어 왔다고도 한다. 김대중 등이 갖다 바친 막대한 뇌물이 북한 주민의 먹고 사는 데 사용되었다고 볼 수도 없다. 돈이란 돈은 모두 김정일의 군자금, 폭정 유지비, 비자금으로 쓰였을 확률이 거의 99%다. 그렇지 않고서야 왜 북한 주민들이 계속 굶주리는가 말이다.
남조선 X들을 최대한 쥐어짜라, 정권과 기업들이 대규모 대북 지원과 투자를 하게 해서 그 돈을 장군 님의 혁명 사업에 투입하자…이게 저쪽의 뱃장인 셈이다. 그리고 가끔 씩 관광객도 쏴죽이고, 서해에서 무력도발도 하고,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겁도 주면서 남조선 겁쟁이들을 깜짝 깜짝 놀라게 만들자… 남조선 X들은 태평무드에 젖어서 정부건 정치인이건 기업인이건 청년이건 누구건 모두 공갈에 약하다. 그래서 우리가 “전쟁 할래, 우리 말 대로 할래?” 하고 화만 냈다 하면 대번에 꼬랑지를 사타구니에 콱 처박게 되어 있다 라고 하는 것이 저들의 심리적 판단인 것이다.
우리 사회 일반의 이런 풍조에 대한 저들의 분석 자체만은 99% 맞는 소리일 것이다. 도대체 금강산 구경이니 개성공단 입주니 하는 ‘호랑이 아가리에 대가리 들이미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하다는 것일까?
지금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그래서 김정일의 핵-미사일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그런 ‘무골충’ 세태다. 지도층이나 대중이나 이 점에선 다를 바가 없다. 다만 하늘의 도우심이 있어 대한민국이 이런 가운데서도 그런대로 지탱되고 있다고나 할까. 이런 어리버리한 남한에 대해 김정일이 왜 제멋대로 막 대하지 않겠는가? 그로서는 정말 무엇이 두려워서?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