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의 과격한 대학생 이념운동을 지양하는 바른사회대학생연합(이하 바대련)이 19일 창립기념식과 기념토론회를 가졌다. 바대련은 "예전과 같은 이념중심의 운동과 정치중심의 운동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하고 토론을 통해 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학생 아카데미 수료생 중심으로 구성된 바대련은 이날 서울 신촌 토즈아트레온 세미나실에서 공식 출범했다. 바대련은 창립선언문을 통해 "균형 잡힌 시각과 올바른 판단으로 대학생들에게 중요한 현실적인 문제를 발굴하고 이를 해결하는 활동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바대련의 초대 회장인 엄준석(세종대 국제통상학과)씨는 이날 기념토론회에서 '변화하는 시대와 대학생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우리나라는민주주의 성숙으로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돼 있다"며 "과거 과격한 방법의 학생운동은 지양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운동은 이제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학생회 활동으로 전환돼야 한다"며 "학생들은 학생회 활동을 통해 민주사회 구성원으로써 시민적 자질을 기를 수 있고 특별히 관심 있는 전문분야를 더욱 심층적으로 탐구할 수도 있으며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의 폭력운동에서 벗어나 생산적이고 공감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며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춰 지속 가능한 학생운동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청년실업문제에 대처하는 대학생의 역할' 주제로 발표한 정해성(고려대 경제학과)씨는 "예전과 달리 진리를 위한 대학이 아닌 취업을 위한 대학으로 교육의 목적이 변질됐다"며 "이 시점에서 우리 대학생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실업의 가장 큰 이유는 구직자들의 위험회피성향 때문"이라며 "대기업 몰리지 말고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할때"라고 강조했다. 

    정씨는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대학생들이 본인의 적성과 능력을 정확히 판단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지원하는 것"이라며 "대기업 취업을 위해 자신의 희망과는 관계없는 스펙을 쌓는 대신 발전가능성이 무한한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정보수집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는 것에 열정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청년인턴제를 "실업률 감소를 목적으로 만들었을 것 같은 의심이 드는, 구직자의 희망은 반영되지 않은 엉성한 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KUSEF(한국대학생경제포럼)에서 활동하는 이주희(상명대 컴퓨터공학)씨와 이현종(홍익대 건축과)씨, H2B COMPANY를 운영하는 청년사업가 조헌(서울대)씨가 참여했다.

    이주희씨는 청년실업문제에 대해 "대학교육의 질절인 저하와 기업에서 대학의 전공과 관련없는 토익 등을 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대학졸업자가 필요하다"며 "대학생들은 재학 중 인턴십 등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전문 실무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현종씨는 "고용과 연계를 위한 교육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대기업은 대졸자 신입사원을 고용하면 바로 실무에 투입할 수 없고 수개월의 재교육을 실시하면서 손해를 본다"며 "정부는 대학생과 회사원 사이 연계가 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시급히 설립해 지속적이고 적절한 수준의 일자리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조씨는 "취업중비생들은 본인의 능력에 대한 과대평가보다는 겸허하고 낮은 자세지만 열정과 패기가 넘치는 모습을 가져야 현재의 취업난 뿐 아니라 향후의 여러 경제난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경제주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최장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오늘 상당히 느낀게 많다. 참가자 학생들이 중요한 문제를 지혜롭게 다뤘다"고 칭찬하면서 "이런 훌륭한 생각들이 정책으로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바대련은 2009년 활동 방향을 '청년일자리 창출'로 설정하고 우수중소기업 탐방단을 조직하는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내달 26일에는 대학생 단체를 결집하기 위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 협약식'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