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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블로그'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이다. 누구나 아는 블로그. 그래서 거의 모든 기업은 블로그를 이용한 '블로그마케팅'에 열심이다. 세계 각국의 블로그마케팅 사례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일반 고객을 회사 광고 모델로 적극 활용하고 회사 홈페이지에 소비자의 제품 사용 소감과 영상물을 올리는 등 고객과 기업간 접점을 더욱 넓혀 나가면서 활발하게 블로그를 이용하고 있다.
<1> 월마트 : 월마트는 9월 새 학기를 앞두고 '더 허브-스쿨 마이웨이(The Hub-School My Way)'라는 이벤트를 시행하면서 고객 3명을 광고 모델로 등장시켜 판촉 활동을 벌였다. 지금까지는 제품 광고에 유명 모델이나 영화배우 등을 활용해온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색적이다. 이들 고객 3명은 단지 월마트 홈페이지에 블로그를 만들어 제품을 착용한 사진과 제품 사용 소감, 장단점을 자세히 소개만 하면 된다. 월마트는 이를 통해 패션에 민감한 젊은 소비층의 최근 제품 구매 선호도를 파악하게 돼 향후 마케팅 전략에 적극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하나, 월마트는 잠재 고객층인 고교생을 겨냥한 이색 마케팅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인터넷에 능숙한 고교생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홈페이지 경연대회를 개최했다. 고등학생들이 자신이 제작한 홈페이지를 제출하도록 한 후 홈페이지 제작 기법과 콘텐츠가 가장 뛰어난 학생에게 월마트 TV광고 모델로 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2> 옥션: 인터넷 경매 사이트인 옥션의 ‘펌블’ 게시판에 여성의류·생필품·잡화 등의 구매 후기를 올리고, 이 구매 후기를 읽은 사람이 해당 상품을 구매하면 구매후기를 올린 사람에게 판매 금액의 1.5%를 포인트(1포인트는 1원에 해당)를 주는 제도를 시행했다.
<3> 네이트닷컴: 포털사이트 네이트닷컴이 선보인 ‘판 커머셜’(pann.nate.com)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자유게시판에 본인이 원하는 주제로 글을 쓴 뒤, 마지막 부분에 ‘내 글에 광고 넣기’ 버튼을 클릭하면 자신의 글에 저절로 자그마한 광고가 붙는다. 그 글을 읽은 사람들이 광고를 클릭해 주면 그 때마다 돈이 쌓인다.
<4> 세중투어몰: 온라인 카페 ‘클럽 투프’를 개설하여 블로거와 회사와의 자연스러운 교류의 장을 열고자 개설했다. ‘클럽 투프’는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으로 구성돼 있고, 여행지의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하여 회원이 되면 여행을 하면서 돈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알찬 정보와 에피소드를 공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블로그마케팅에 성공하려면 기업적인 냄새를 안 풍기면서 기업이 할 말을 다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머리싸움이 필요하다. 그래서 광고 혹은 홍보방식이 아닌 블로그 독자와 교감할 수 있는 스토리가 돼야 하고, 이 스토리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첫 번째 사명인 것이다. 그래서 전혀 광고답지 않게 포장하여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해법은 웹사이트의 설계 프레임과 디자인 역시 교감하는 독자와의 관심이 합치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블로그에 글을 남길 경우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는 것이다. 첫째, 사안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라. 똥볼차는 허무맹랑한 단어를 사용하지 말고 구체적인 단어를 채택하여 사용해야 한다. 둘째, 모든 문장과 낱말은 짧게 끊어 써라. 긴 문장에 염증을 내는 블로그 독자층이 많은 관계로 문장은 되도록 단문형태로 짧게 구사하라. 셋째, 요즘 독자들이 유머에 약하다고 무조건 웃기려고 하지 마라. 잘못하면 천박한 자로 낙인을 찍힐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넷째, 반전을 활용하라. 블로그 제목을 통해 블로그 내용을 암시하지 마라. 미리 내용을 다 알게 만들지 말고 블로그 내용을 다 읽고 난 후에야 저자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도록 반전을 꾀하라. 다섯째, 수많은 정보나 지식을 전달하려고 노력하지 마라. 간단한 말 한마디라도 독자에게 삶의 지혜를 줄 수만 있다면 그 블로그는 성공한 블로그이다.
최근에 기업들이 자신들이 만든 공식 홈페이지보다 블로그를 통한 마케팅에 더 혈안이 돼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예상 고객이 블로그 콘텐츠를 더욱 신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움직이는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블로그를 활용해서 고객을 찾아 나서는 것이 필수 코스다. 점점 더 커지는 입소문마케팅 때문에 블로그의 힘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무소불위의 블로그를 사용하려면 무서운 칼날의 다른 면을 잘 다루어야만 한다. 블로그를 통해 돈벌이 사냥에 나선 악덕기업이 고용한 사냥개 같은 변호사들을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당신은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통으로 인해 인생 자체가 바뀔 수도 있다. 살다보면 경찰서에 갈 일이 없는 아주 지극히 평범하게 사는 보통 사람이 법을 어겼다고 경찰서 혹은 구청에서 전화가 오면 어떻게 할까? 고등학교 시절에 음악을 다운 받아 본인 블로그에 올렸던 어느 여대생, 그로부터 2-3년이 지나 자신의 블로그에 음악을 올린지도 기억에서 지워진 어느 날, 난데없이 경찰서에서 전화가 온다. "○○○씨죠? 여기는 ○○경찰서인데 저작권법 위반으로 고소가 되었습니다. 언제 경찰서로 출두하셔야 합니다. 조사를 받으셔야 합니다"
그야말로 영화 '올드보이'처럼 문어 대가리를 마구 씹어 먹고 싶어진다. 갑자기 나를 범법자로 내 몬 그 법무법인의 변호사를 보고 싶다. 법 좋아하는 변호사에게 달려가고 싶다. 그리고는 당장 달려가 멱살을 잡고 싶다. 내가 무슨 법을 그렇게 어겨서 경찰서 가서 조서를 써야 하는지 묻고 싶다. (화가 나더라도 멱살을 잡으면 무슨 법에 걸리는지 미리 알아보고 잡길 바란다. 이에는 이, 법에는 법으로 대처하는 길이 최상이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음악하나 올렸다고 바로 고소를 당한 경우의 나이 어린 네티즌들이 심각하게 많다. 그야말로 법 모르고 그냥 조용히 사는 민초들이다. 그래서 묻는다. "고소를 취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경찰은 이렇게 답한다. "고소를 한 측과 합의 하세요" 라고 말이다.경미한 저작권 위반을 빌미로 양식없는 변호사들이 네티즌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소설ㆍ영화ㆍ음악 저작권자에게서 대리 위임을 받은 변호사들이 저작권법 위반으로 네티즌을 마구잡이로 고소하기 때문이다.
이 고소장들은 기계에서 찍어내듯이 이름만 바꾼 같은 내용의 고소장인 것이다. 경찰의 입장에서는 법을 어긴 사건에 대한 고소사건을 법대로 처리할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뻔히 별로 큰 범법자도 아닌데 말이다. 그러니 대한민국에서는 큰 죄를 지면 괜찮고, 작은 죄를 지면 피할 수 없다는 말이 있지 않은가.
수임경쟁에서 살아남으려고 힘없고 법 모르는 보통사람들을 타겟으로 돈을 버는 법을 아주 잘 활용하는 변호사들, 이들에게 무슨 질문을 하겠는가. 이들은 아예 불법 복제 사례를 전문적으로 찾아내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하루 종일 모니터링 시킨다.그렇지만 사실 이같이 경미한 저작권법 위반은 합의금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합의금을 내지 못해 결국 검찰에 기소된 네티즌이 많지만 죄가 중한 경우를 빼면 대체로 기소유예로 끝난다. 대한민국 검찰이 바지저고리는 아니지 않는가.
검찰에도 청소년, 초범인 경우의 저작권법 위반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하니 너무 겁먹지 말고 대처하시기 바란다. 아무리 형사사건 처벌을 받을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말이다.당당히 대처하길 바란다. 그리고 대신 그 고소를 한 법무법인과 변호사 이름을 적어라.그리고 공동대처하기 위해 카페를 결성하라.그들이 말하는 범법의 정도를 공개적으로 성토해 보자.
그리고 이꼴저꼴 보기 싫다면 방법은 한 가지, 지금 당장 블로그를 폐쇄하라. 지금까지 공짜로 올린 나만의 공간을 폐쇄하라. 좋아하는 인간들과 법 가지고 싸우기 싫으면 말이다.
김영호유통컨설팅 대표·서울디지털대학교 겸임교수 (tiger@tigerki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