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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새로운 면모를 갖추지 못한다면 회생불가능한 늪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나라당에는 사사건건 좌파 성향 정책방향과 유사한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는 386의원과 일부계파가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그 대표적 인사가 남경필 의원이다. 한나라당 의원들의 일반적인 행동양식은 적당주의에 지주된 ‘나홀로 정치생명유지’하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랄 수 있다.
집권세력으로서의 각오와 책임, 의무감은 별로 없는 것처럼 보이고 오직 집권당의 달콤한 과일만을 따먹고 이리저리 눈치보며 ‘몸보신’ 정치행각에 전력을 다하는 듯한 사람들이 꽤나 많다. 오로지 또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서 어디에 줄서야 하는가에 대한 미세한 감각만이 넘실대는 듯한 치기어린 모습이 이곳저곳에서 엿보인다는 뜻이다.
남 의원은 김대중 선언을 옹호하며 넌즈시 친이·친박계의 보이지 않는 정치투쟁 속에서 그 틈새를 이용해 존재의미를 확대하려고 노력하는 듯 보인다. 이들 남경필류는 '386공감대'라는 야릇한 과거 이념투쟁의 여운같은 것을 심연에 깔고 튀는 발언을 수시로 쏟아내고 있다. 한나라당의 현재 모습은 ‘카오스’ 상태 바로 그것이다. 그래서 지금 상황은 정치권 대격변과 집권세력의 재편이 불가피한 매우 중대한 시간이라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을 가리켜 ‘깽판정당’이니 ‘X판 정당’이니 ‘위아래가 없는 정당’이니 ‘무능한 정당’이니 ‘웰빙 정당’이니 ‘반신불수정당’이니 하는 다양한 이름으로 나쁘게 부르고 있는 것은 10년만에 되찾은 보수정권 집권여당의 실질적 자질이 전혀 없어졌음을 빗댄 것이다. 한나라당이 의석 수로는 170명이 넘지만 실질적으로 친박 계열 의원들은 지도부의 말 보다는 계파수장의 몸짓, 눈짓에 더 충실하다는 기막힌 사실을 놀라워하거나 이를 교정해 당력을 높이려는 사람도 몇 안된다고 볼 수 있다. 누구에게 충성 운운하며 날뛰는 당파적 계파원들의 시대에 뒤떨어진 낡아빠진 유사종교적 사고방식으로는 한나라당이 결코 활성화될 수 없다.
결국 집권여당 핵심인 친이계가 리더십을 발휘해 당권을 강하게 행사함으로서 내부 분열모습을 없앴어야 했고, 권력쟁탈로 치닫는 친박·친이 문제를 단호하게 침잠시킬 수 있는 강력한 신념의 리더십을 진작 발휘했어야 했는데 이미 실기했다. 그래서 차라리 이재오 전 의원이 급히 귀국해 당을 추스르는 것만이 한나라당의 살길이자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길임을 필자는 이미 밝힌 바 있다.
중도라는 위장된 이념을 표방하며 친북 야당과 정책이념의 궤를 같이 하는 듯한 묘한 여운을 남기면서 당 지도부에 거친 입씨름을 걸고 있는 남경필류 의원들의 도덕적 해이는 한나라당을 극적으로 약화시키는 ‘파괴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 그리고 건전한 정치이념 속에 대한민국 건설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정치권의 빅뱅을 통해 새로운 집권여당 탄생을 모색해 볼 시간이 바로 지금이 아닌가 생각된다. 지금의 의식없는 한나라당으로는 집권당의 모습이 될 수도 없고 또한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어 보인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