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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국회에서 본회의장 점거라는 강경수를 둔 민주당이 지지층 결집이라는 성과를 얻은 후 그 기세를 몰고 나가 소위 'MB악법 저지'라는 슬로건을 걸고 투쟁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입법과정에서 불거진 '폭력야당'이라는 불명예는 무당층 확대를 만들었다는 비판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민주당 중진 인사인 박지원 의원은 자당에 "투쟁은 민주노동당에 뺏기고, 합리성은 한나라당에 뺏겼다"고 쓴소리를 했다.
박 의원은 21일 일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용산화재 참사를 거론하며 "사람이 죽었으니까 (국민여론을) 역전 할 생각을 하는 (민주당) 태도도 문제"라며 "민주당이 역지사지 할 필요가 있다. 내 불행이 당신의 행복이 될 것 같지만 정치는 반드시 내가 불행하면 여야 불행이 같이 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이 용산 화재 참사로 여론 비판 등 수세에 몰린 한나라당에 공세를 펴는 태도를 지적한 것이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정책대안 부재'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이번에 야당이 악법투쟁으로 존재감을 나타내 국민들이 '저래서 야당이 필요하구나'를 느꼈다"며 "여기다가 정책 대안까지 내놓으면 '아 저래서 민주당에 희망이 있구나'고 하는데, 사실 야당의 정책 대안이라는 것은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그동안 비판과 감시에 소홀했지 않느냐"고 자성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장외투쟁방식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박 의원은 "내가 무소속으로 당선돼서 줄곧 민주당에 '주국야광(晝國夜光)' 했어야 옳다고 얘기했다"며 "낮엔 국회를 열고 밤에 광화문을 갔었으면 훨씬 좋은 결과 나왔을텐데 계속 국회를 보이콧 하다가 8월에 가서야 '뭐 하자' 이런 식은 문제"라고 지적했다.박 의원은 "우리(민주당)가 분열해서 망했는데 또 분열한다면 안된다"며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본회의장 점거, 장외투쟁으로)야성을 되찾고 있지 않느냐. 민주당은 정 대표와 원혜영 원내대표 중심으로 가야 산다"고 조언했다. 박 의원은 "받아들이는 것은 지도부 자유지만 나는 정 대표에게 전화도 잘하고 내 느낌을 잘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야당내 야당의 기치를 걸고 출범한 '민주연대'에 대해서는 "당내에 그런 목소리가 있는 것도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