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염병이 바닥에 떨어지는 순간 불길이 확 치솟았어요. 순식간에 번지더군요" 

    `용산참사' 현장에 직접 투입됐다가 부상으로 입원중인 경찰특공대원 김양신(31) 경사는 21일 "발화되는 순간을 직접 봤다. 망루 3층에서 2층으로 던져진 화염병 2개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불이 붙어 크게 번진 것"이라고 증언했다.

    현재 송파구 국립경찰병원에서 옆구리 화상 등으로 치료받고 있는 김 경사는 전날 시위대 진압조의 반장 역할을 맡아 컨테이너를 타고 망루 안까지 진입했던 장본인이다.

    김 경사는 "망루안에서 시너로 추정되는 냄새를 맡았다"며 "안이 어둡기도 하고 통로도 좁아 진압작전에 매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화염병이 터지면서 붙은 작은 불들로 연기가 자욱하고, 시너 냄새까지 겹쳐 매우 정신이 혼미한 상태였다는 것이 김 경사의 설명이다. 

    또 "층마다 여러 개의 통이 있었다"면서 "워낙 경황이 없어 가까이 가서 확인해보지는 못했으나 정황상 염산이나 시너가 들어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김 경사는 "특공대는 일단 1∼3층까지 농성자들을 제압하며 올라간 후 4층에서 격렬한 저항에 부딪혀 다시 2층으로 물러났다가 다시 3층으로 진입하려 하자 시위대 쪽에서 화염병 2개가 날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화염병들을 피하자 병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불길이 확 치솟더라. 그 장면을 직접 봤다"며 "그 이후에 불이 1층, 3층으로 번지는 것 같았고 나도 몸에 불이 붙어 얼른 탈출을 시도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피신하다가 입구에서 쓰러진 나를 동료가 끌어내 줬다. 고(故) 김남훈 경장은 내 뒤쪽에 있었는데 출입문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한편 김 경사는 `경찰의 전동장치 사용으로 불이났다'는 철거민들의 주장에 대해 "망루에서는 사용한 적 없다"고 일축했다. `컨테이너가 망루를 건드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사실 없다. 망루 근처에 내리기조차 힘들었다"고 부인했다.

    그는 진압작전 이전의 준비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작전투입 이전에 헬기로 찍은 현장 동영상을 봤다"며 "개인용 소화기와 손전등을 갖고 들어갔으며 진입 후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보통 반장들의 판단에 따르는 편"이라고 대답했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