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의 `용산 참사'를 키운 요인인 화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놓고 경찰과 철거민들이 다른 주장을 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철거민들이 던진 화염병이 6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의 원인이라는 경찰의 설명에 대해 일부 철거민들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은 "(시위대가) 3층에서 아래층으로 화염병을 던졌다"며 "물이 발목까지 차있는 상태였는데 시너가 물 위에 떠있다가 (화염병이 그 위로 떨어져) 발화된 듯 싶다"고 불이 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철거민 중 일부는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으로 불이 붙은 것이 아니라 아래에서 진압을 돕던 용역업체 직원 등이 불을 붙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재 현장에 있었다는 한 철거민은 "화염병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곳에서 불길이 갑자기 치솟아 올랐다"며 "우리를 내쫓으려는 용역업체 직원이 연기를 피우려고 불을 낸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부 철거민들은 "경찰이 불을 질러 위에서 뛰어내리게 유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는 또 "경찰이 전기도구 등을 들고 진압작전에 들어가는 것을 봤다. 전기 기구가 잘못 작동해 시너에 불이 붙은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경찰은 그러나 "진압 때에 전동 그라인더를 갖고 들어가기는 했으나 사용하지는 않았다"며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이 화재의 원인"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화재 원인을 둘러싼 논란은 최초로 불이 붙는 순간을 목격한 사람이 나오지 않으면서 더욱 가열되고 있다.현재 사고를 직접 당한 부상자들에 대한 접촉은 본인들의 요청에 의해 통제된 상태다.

    경찰 측에서 현장 설명을 맡은 경찰특공대 신윤철 경감은 "불이 붙는 장면을 직접 봤느냐"는 질문에 "갑자기 `뻥'하는 소리가 나고 불길이 솟은 것만 봤다. 주변이 어두웠고..."라며 자신 있는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일부 철거민들은 "처음부터 경찰은 모든 책임을 시위대에 덮어씌우려 했다. 경찰 중에 혹시 현장을 본 사람이 나오더라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인을 둘러싸고 경찰과 철거민의 주장이 완전히 엇갈림에 따라 진상은 검찰 수사를 통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