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뜰소비가 '불황상품'을 키운다. 불황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소비패턴도 급속히 변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리필(재생) 잉크처럼 소비를 줄여주는 절약형 상품, 넷북처럼 값은 저렴하면서도 기능은 기존 상품과 거의 비슷한 실속형 상품, 그리고 불안한 고용시장을 반영하듯이 어학기 등 자기 계발을 돕는 상품 소비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부, 다이어리 판매 전년대비 50% 이상 늘어

    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가계부 판매가 평균 50% 이상 급증했다. 가계에서 씀씀이 단속에 나서면서 판매가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에서 온라인 가계부 서비스를 오픈하는 등 관련 사이트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꼼꼼한 ‘계획경제’에 대한 관심은 일정 관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2일까지 다이어리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옥션과 GS이숍이 20%, 롯데닷컴은 60%까지 증가했다.

    각종 자기계발 관련 상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옥션에서 판매하는 자기계발 용품은 12월 들어 20%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서도 직장인을 위한 어학전용 상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직장인의 자기계발 관심은 사이버대학 지원 현황에서 두드러진다. 경희·서울·한국·한국디지털·한양사이버대학에 따르면 전년 1차 모집 대비 10%에서 최대 34%까지 지원자가 늘었다. 경희사이버대학 지원자 중 직장인이 7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사이버대학 조현주 교학처장은 “평균적으로 사이버대학의 70%가 직장인인데 극심한 취업시장 및 고용불안과 맞물려 업무역량을 키우려는 직장인 지원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2008년 IT분야 히트상품 중 하나인 넷북은 올해도 판매 호조가 예상된다. 넷북은 50만~60만원대 가격과 소비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춘 실속형 사양으로 데스크톱PC를 압도하며 노트북 시장 확대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 대만업체 아수스가 국내 넷북 열풍을 주도하면서 뒤늦게 삼성과 LG도 시장에 뛰어드는 등 많은 기업이 경쟁적으로 새 제품을 내놓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들이 넷북에 대한 관심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가계부, 무한잉크, 넷북…실속·절약형 제품 판매 급증

    무한잉크도 실속형 소비 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무한잉크는 불황기일수록 더 잘 팔리는 '불황상품'인 리필(재생)잉크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사용이 편리한 것이 장점. 잉크비용 부담이 커지고, 무한잉크의 비용절감 효과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잉크컨설팅 전문업체 퍼스트잉크(www.firstink.co.kr) 정지원 대표는 “퍼스트잉크의 무한잉크공급기를 사용하면 잉크비용을 최대 9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문의가 많이 온다”며 “불황기에 기업 및 개인고객의 문서출력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맞춤형 컨설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