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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9일 사설 '북한, 언제까지 습관적 대남(對南) 협박 해댈 것인가'입니다. 네티즌의 토론과 사색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이 17일 TV 성명을 통해 "리명박 역도(逆徒)와 그 패당이 민족 화해와 협력을 부정하고 대결의 길을 선택한 이상 우리의 혁명적 무장력은 그것을 짓부수기 위한 전면 대결 태세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의 작전을 실제 운용하는 총참모부 대변인(대좌·우리의 대령급)이 군복 차림으로 TV에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총참모부가 대남 관련 입장을 발표한 것도 10년 만이다.북한군 대변인은 "조국이 통일되는 그날까지 조선 서해에는 불법 무법의 '북방한계선'이 아니라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북한은 18일에도 같은 내용을 반복 보도했다.
북한 총참모부의 이 같은 대남(對南) 위협은 느닷없기 짝이 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일 국정연설에서 "언제라도 북한과 대화하고 동반자로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작년 11월 통일부는 6·15선언과 10·4선언 정신을 존중하고 이행 방안을 협의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선 과정에서 10·4선언을 재검토하겠다고 얘기했던 이명박 정부로선 최대한 유연성을 보인 것이다. 그런데 북한은 갑자기 '매국 역적 이명박 역도'를 들먹이면서 "어떻게 풍비박산 나는지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우리 국군 대령이 군복 차림으로 방송에 나가 '매국 역적 김정일 역도'라면서 북한을 각종 첨단 무기로 짓이겨버리겠다고 했다면 북한이 어떻게 나왔을까.
미국 오바마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이 20일로 코앞에 다가왔다. 오바마 정부의 핵심들은 여러 차례 아프가니스탄과 중동문제 해결에 대외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둘 것이라고 말해 왔다. 북한군 대변인의 도발 성명은 자기들에 대한 관심 순위를 올려달라는 어깃장 같은 느낌이다.
북한이 그런 속셈으로 '전면 대결'을 거론한 것이라면 그건 자충수(自充手)이다. 미국 라이스 국무장관은 지난달 "바보만이 북한을 신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군이 성명대로 NLL 도발과 같은 군사행동을 벌인다면 그건 오바마 정부에 '북한은 믿고 대화하기 어려운 국가'란 인상만 더 강하게 심어주게 된다. 미국과 마주앉아 일을 꾸며보겠다는 북한의 의도는 점점 성사되기 어렵게 된다.
정부는 북한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NLL을 비롯한 어떤 북한의 도발에도 대처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