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름과 물은 결코 화학적으로 화합이나 융합이 불가능하다. 어떤 의미에서 박근혜 의원과 한나라당은 정당 궁합(?)이 안맞는 것 같다. 국정을 안정시키고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하여 민생법안 미디어 관련법안 한미 FTA법안 등 제반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던 172석의 거대 여당, 박 의원이 소속된 한나라당은 소수 민주당의 야만적 의회폭력 앞에서 맥없이 풀썩 주저앉고야 말았다. 의회민주주의를 시행하는 국가들로부터 사상 최대최고 조롱 대상이 된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한나라당 소속이자 차기대권 여론조사 제1 순위인 박 의원이 지난 5일 오랜 침묵을 깨고 기지개를 폈다. 그리고 의외의 폭탄발언을 통해 자기가 몸담은 한나라당의 아픈 가슴에 커다란 충격을 줬다. "한나라당이 국가발전을 위하고 국민을 위한다고 내놓은 법안들이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점이 굉장히 안타깝다" "다수당으로서 국민 앞에 큰 그림, 큰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종교지도자의 강론과도 같은 교시적 내용이 주를 이뤘다. 솔직히 말해서 박 의원이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민주당과 민노당이 한나라당 법안을 못마땅하다고 표현했던 맥락과 동일선상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은퇴한 상왕(上王)이 아들인 임금에게 충고하듯…….

    소수당인 민주당으로부터 그토록 황당하게 당해야 했던 소속 당 한나라당을 향해 그토록 ‘Cruel' 하게 아니면 'cold-blooded'하게 (차마 우리말로 표현하기가 심히 괴롭다) 가격(加擊)할 수 있었는지 박 의원의 깊은(?) 흉중을 범부인 필자로서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다. 비록 정당이 ‘게젤샤프트(이익사회)’이긴 하지만 같은 정치적 뜻과 목적을 가지고 집권을 위해 달려가는 일말의 파당(派黨)공동체인데, 어찌하여 고난과 비통에 빠져있던 자기 소속 정당을 향해 ‘종교지도자’나 ‘도덕군자’같은 준엄한 말로 회초리를 들고 절벽에서 밀어내려는 듯한 언행을 쉽사리 할 수 있었을까.

    이제 와서야 한나라당이 법안 통과를 위해 강행하려 했던 것이 잘못이라고 공박할 정도라면 차라리 박 의원은 한나라당 당적을 떨쳐버리고 이적하는 것이 나을 성 싶다. 출범한지 1년도 채 안되는 이명박 정부와 여당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마다 언론 중심에서 조명을 받으며 더욱 깊은 고통의 심연으로 밀어 넣으려는 듯한 박 의원의 발언은 곧 한나라당과 박 의원이 체질적으로 정치 궁합이 맞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명박 정권과 맞서려면 한나라당을 떠나 당당하게 정책대결하며 차기집권을 도모하는 것이 ‘정상(正常)’의 ‘정치학(政治學)’을 국민에게 느끼게 해줄 수 있을 성 싶다. 양비론의 진실은 증오와 미움의 심연에서 피어 난 저주와도 같을지 모른다. 차라리 박 의원은 한나라당과 갈라서라.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