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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이명박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전 의원은 “외국에 망명한 사람도 아닌데 와야 한다, 오면 안 된다 하는 것 때문에 귀국일정을 조절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조기 귀국 가능성을 암시하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 듯 했다. 이 전 의원의 말은 당연한 얘기다. 귀국하고 안하고는 전적으로 이 전 의원 자신의 의사이자 자신의 일정이다.
이 전 의원에게 친박계가 지니고 있는 혐오감(?)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극심하다는 게 정치권 관전자들의 중평이다. 이 전 의원의 조기 귀국이 어떻다느니 때가 아니라느니 하며 그가 귀국하는 데 좋지않은 반응을 나타내는 것은 당사자들의 정치적 계산 때문일 것이다. 어차피 ‘정치’는 ‘전투모드’다. 그래서 승자와 패자가 확연히 눈에 띄는 곳이 정치권이다.
이 전 의원의 귀국을 탐탁치않게 보는 사람들의 이유는 이 전 의원이 귀국해서 펼쳐나갈 정치행보를 계산해 보니 썩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전 의원이 정치계 중심에 서서 친이계 사령탑 역할을 하게 될 경우 친박 계열들과의 일전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전 의원의 직업이 정치인이고 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개인의 정치활동이 특정 정치그룹이나 특정인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여 이를 공개적으로 저지하거나 방해할 수는 없는 것이다. 즉, 이 전 의원이 정치활동을 하는 것은 전적으로 직업정치인으로서 이재오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문제다.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가. 특정 정치인의 귀국 문제를 논점으로 삼아 같은 정당 안에서 논란을 벌인다는 것 자체가 한국 정치 후진성을 나타내는 ‘넌센스 퀴즈’일 뿐이다. 지금 이 시대에 김종필씨처럼 ‘자의반 타의반’하며 정치적으로 유배를 오고가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구시대 유물이지 않는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특정정치인의 귀국을 왈가왈부 한다는 것은 후진국 정치 문화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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