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처럼 여당이 친이·친박으로 갈려 집권여당 구실을 전혀 하지 못하고 집권당으로서의 취약한 모습을 내보인 경우는 한국정당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보수정권과 좌파정권과의 교체가 이뤄진 이후의 여당인 한나라당 모습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고 있다. 정권교체가 되고나면 무엇보다 여당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중후한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권 출범 초기부터 친이·친박 싸움 때문에 기존의 시스템까지 붕괴되고 있는 양상이다.

    친박계 ‘보스’인 박근혜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 협조하기보다는 비판을 우선시함으로서 여당속에 ‘야당 당수’의 위치를 확립하였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아직도 양 진영에서 경선하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이 부끄럽다. 소위 친이 진영도 옹졸히 대처해서는 안되고, 친박 진영은 응석 부리거나 앙탈을 부려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바가 있다. 홍 원내대표의 말은 앙탈을 부리는 친박진영을 나무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듯 하다.

    한나라당 당적을 보유한 국회의원수는 172명이나 실질적으로 친박표를 빼고 나면 '100석 정당' 밖에 안되는 것이 한나라당 제모습이다. 양단간 어떤 단안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명박 대통령도 손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며, 박 의원도 차기 대통령 되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올수 있다. 친이·친박 싸움으로 인해 ‘모래알 정당’이 돼버린 한나라당이 다시 설 길은 그렇다면 없는가.

    박 의원은 적어도 이 대통령과 정신적으로 섞여질 수 없는 기름띠가 이미 형성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박은 친박필승이라는 고집스러운 신념이 강하며, 그래서 친이계와 양보나 타협이 결단코 있을 수 없고, 결국 친박은 그 어느 때라도 독자세력화 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가 완료된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서로 용서할 수 없는 친박·친이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계속 한나라당이라는 같은 깃발 아래 서로 생각이 전혀 다른 두가지 상반된 꿈을 꾸며 두 장수가 공존할 수 있단 말인가. 천만에올씨다.

    국민은 이 대통령의 포용성 부족도 나무라지만, 그보다 더욱 같은 당인으로서 박 의원의 이 대통령에 대한 비협조 내지 비판적 태도를 곱게 보지 않고 있다는 분명한 사실도 박 의원은 알아야 한다. 더욱이 세계적 경제 침체가 불어 닥친 이 어려운 시점에서 고군분투하는 이 대통령에게 ‘비판자’ 대신 ‘협조자’로서 한 지붕 아래 한마음으로 진정성 있게 항해하는 한나라당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욱 박 의원의 꿈을 이루어 가는 데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식으로 X판정치 하기 위하여 한나라당은 집권여당이 됐는가. 진짜 여당은 한나라당 친이계고 진짜 야당은 한나라당 친박계인가. 그렇다면 여당(친이계)보다 야당(친박계)이 더 세다고…. 참으로 한심한 한나라당이다. 언제쯤 한나라당이 철이 들꼬. 빨리 결단을 내는 것이 한나라당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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