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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은 미덕이다. 그러나 겸손이 무능을 감추기 위한 것이라면 위선이다. 교만은 악덕이다. 그러나 교만이 자긍심의 표현이라면 용인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긍심을 가진 사람이 교만한 경우는 드물다.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코엑스에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여 “국민과 역사 앞에 교만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보면서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 취임 초기 국민을 섬기겠다는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발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어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에서 나라를 이룩하는 과정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었다”면서 “시대도 다르고 상황도 다르지만 우리도 지금 큰 변화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다. 지난 (진보정권) 10년의 그늘이 크고 그 뿌리도 생각보다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국민을 섬긴다는 것은 단순히 겸손한 자세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섬기는 것의 핵심은 일을 잘 한다는 것이다. 일을 잘 한다는 것은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섬기는 것의 핵심은 국민의 위임사항을 정확하게 제대로 처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겸손과 섬김을 이야기하면서 이스라엘 백성을 인용하였다. 그리고 지난 10년의 그늘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감히 인용하지 못한 성경 구절을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여리고 성이 함락된 후 이스라엘 백성은 “그 성에 들어가서 그 성을 점령하고 그 성 안에 있는 모든 것을 온전히 바치되 남녀 노소와 소와 양과 나귀를 칼날로 멸하니라.”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면서 그 곳에 살고 있던 모든 사람과 가축을 멸하였다. 그 이유는 그 땅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타락하였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도 이만한 각오와 결의다. 새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나쁜 과거는 단죄하여야 한다. 반성하지 않고 새 역사를 창조할 수는 없다.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으로 들어 갈 때 하나님에 대해서는 겸손하였으나 적에 대해서는 냉정하였다. 적은 한 사람도 살려주지 않았다. 이것이 하나님의 뜻이었다. 물론 이것은 성경 이야기다. 그러나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겸손하기 위해 할 일을 하지 못하는 대통령보다 할 일을 하기 위해 교만한 대통령을 원한다. 일을 하지 못하면서 겸손한 것은 일을 하면서 교만한 것만 못하다. 적을 적으로 대하지 않으면 오히려 적에게 죽임을 당할 뿐이다.
<객원칼럼니스트의 칼럼 내용은 뉴데일리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