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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가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관심사였다. 그런데 노무현은 어제(22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송별오찬을 갖고 퇴임 소감을 밝히면서 자신의 대통령관의 일단을 피력하였다. 그것은 대통령직은 승부사로 보았다는 것이다.
승부사란 항상 나와 승부를 겨루는 상대, 정치세계에서는 정치적 적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노무현은 청와대 춘추관 로비에서 열린 기자단 송별 오찬에서 “제일 내가 하고 싶은 전환은 이제 마주서서 대결하고 승부를 항상 맺어나가야 되는 승부의 세계를 떠난다는 것”이라며 “착한소리도, 군소리도 할 수있지만 그 승부의 대척점에 서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의 대통령관을 잘 보여주는 발언이라고 생각하며 모든 문제의 근원이 무엇이었는지 잘 보여주는 대통령관이라고 생각한다.
승부가 멋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정의의 편에 서있는 사람과 사악한 편에 서있는 사람 사이의 대결은 더 없이 긴장과 흥미를 유발한다. 그러나 그러한 승부가 재미있기 위해서는 정의의 편에 서있는 사람이 우리 편이어야 한다. 우리 편이 사악한 편이라면 이겨도 흥이 날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5년이 별로 재미가 없었던 이유는 아마 노무현이 정의의 편에 서 있지 못하고 사악한 편에 서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대통령은 승부사가 아니다. 이 점, 노무현은 근본적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는 조선일보와 싸우고 언론과 싸우면서 승부의 스릴을 즐겼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것은 편견과 오만과 편협함의 표현이었다. 그는 미국과 싸우면서 승부의 짜릿함을 느꼈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는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할 뿐만 아니라 북한의 적의 전략을 실행하는 이적행위로 보였다. 그는 강남의 부유층과 대결하면서 사회적 약자를 돕고 있다는 착각으로 승부를 즐기고 있었는지 모르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것은 계급적 적대감을 부추기는 인민혁명전략의 실행으로 보였다. 그의 모든 승부는 근본이 빗나간 것이며 대통령의 직무가 무엇인지 기본도 모르는 불장난 같은 것이었다. 그의 승부근성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골병이 들었던 것이다.
그러나 비뚤어진 그를 보면서도 우리가 그만을 탓할 수 없는 것은 그를 대통령으로 뽑은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비뚤어진 우리들의 자화상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지도자란 마땅히 국가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야할 책무가 있는 만큼 그 정도의 범위에서 노무현은 우리를 배반하였다.
그러나 그가 대통령직을 그만 두면서 자신을 승부사로 표현한 것을 보면서 과연 그가 지도자이긴 하였는지 의심을 하게 된다. 지도자 자질을 갖추지 못한 대통령이 얼마나 큰 해악을 국가에 끼칠 수 있는지 그는 우리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그것은 우리들 자신에게 반성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우리는 앞으로 아마 노무현을 반면의 교사로 삼을 것이다. 우리가 잘못 선택하면 바로 노무현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을 교훈으로 남긴 것이다.
그래도 노무현에게서 한 가지 희망을 발견하게도 된다. 아무리 망나니 같이 행동하였어도 그가 국민의 선택에 따라 순순히 임기를 끝마친다는 사실이다. 물론 그 이전의 여러 대통령들도, 심지어 군사정권이라고 욕하는 정권의 대통령들도 임기는 지켰으니 새삼스럽게 이 이유로 노무현을 칭찬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가 선거정국을 비상사태로 몰고 갈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우리가 생각하였으니 그에 비하면 순조로운 정권교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그의 반헌법적 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개혁이란 이름으로, 때로는 자주라는 이름으로 교묘히 대한민국을 배반하고 북한의 적의 대남전략을 실행한 것을 용서할 수 없다. 법은 무지를 이유로 책임을 면제하지 않는다. 정신병자라면 예외가 인정된다.
그는 승부사의 자세로 대한민국과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애국국민을 적으로 간주하고 친북좌파를 대리하여 처음부터 끝까지 승부만 겨루다가 대통령 임기를 끝냈다. 이제 자유애국세력이 그의 승부 결과에 대해 심판하고 책임을 물을 때가 되었다. 철저히 승부에 집착하였던 그가 이제 그 승부의 결과에 대해 책임질 일만 남게 되었다. 잘못된 편에 서서 승부를 걸어 대한민국을 욕보인 그가 이제 그 결과에 대해 책임질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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