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뒤 가진 18일 첫 회의. 최고위원 간담회가 열린 국회 손학규 대표실에는 평소보다 많은 인원이 참석해 북새통을 이뤘다. 새로 추가된 민주당 몫의 최고위원에 양당 관계자가 모두 참석한 탓이었다. 취재진도 평소보다 많았다.

    평소보다 많은 취재진이 몰리자 당 관계자는 "이런 게 시너지 효과"라고 했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라는 한 취재진의 발언에 참석한 모 의원은 "지지율이 오르니까"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대선 참패 뒤 당 회의장에 이처럼 사람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 참석자들은 기분좋게 회의를 시작했다. 손 대표는 "오늘은 참 뜻 깊은 날"이라고 반겼는데 이런 분위기도 잠시였다.

    손 대표는 이날 회의를 간담회 형식으로 열었다. 취재진이 참석하는 공개회의도 짧게 마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통합 뒤 첫 회의인 만큼 여러 얘기가 나올 경우 자칫 양당 간 이견차가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한 것으로 읽힌다. 초미의 관심사인 만큼 정부조직 개편안 문제를 언급했지만 자당의 비판이 총선용 발목잡기가 아니란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발언시간도 평소보다 짧았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상천 대표는 "간단히 몇 마디만 하겠다"며 손 대표 보다 말을 더 아꼈다.

    손 대표가 오전 대구지하철참사 추모행사 참석을 계획한 탓에 오랜 시간 회의를 지속할 수 없는 이유도 있었지만 간담회로 진행된 첫 회의인 만큼 두 대표 모두 가볍게 마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효석 원내대표도 20~21일 열리는 한승수 국무총리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관련 당의 입장만을 언급했고 박 대표는 발언이 끝나자 "이제 비공개로…"라고 말했다.

    그러나 박 대표의 발언에도 김상희 최고위원과 민주당 출신의 최인기 최고위원이 마이크를 잡았고 이들은 손학규 박상천 두 대표 보다 훨씬 많은 시간 발언을 했다. 앞선 세 사람의 발언 시간이 10분도 채 되지 않은 반면 두 최고위원은 발언 시간은 10분을 더 초과했다. 김 최고위원의 경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방자치단체로 부터 집단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지적이었지만 최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언급해야 할 자당의 향후 방향을 언급했다. 최 최고위원은 자당에 "반성과 쇄신의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 "총선 공천을 통해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기업, 재벌위주가 아닌 서민과 중산층을 보호하는 정당임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는데 그의 발언 내내 손 대표와 박 대표의 표정은 어두웠다.

    더구나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문제를 두고는 첫 회의 부터 손 대표와 박 대표간 엇박자를 보였다. 손 대표는 "어느 부처를 주고 빼고 하는 흥정의 문제가 아니고 오직 국가의 이익과 미래 발전 전략의 원칙의 문제"라며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 시켰지만 박 대표는 "협상이 늘어져 새 정부의 탄생이 지연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유연한 입장을 나타냈다.